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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학생의 삶

흡연보다 더 문제 같은 전자담배 문화

by 거품벌레뽀글뽀글 2024.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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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전 한창 졸업 준비로 시들시들 말라갈 때,

배는 고프고 돈은 많이 쓰고 싶지 않아서 학교 앞 맥도날드에 갔다.

 

제일 싼 메뉴인 5유로 짜리 가성비 갑 메뉴 맥 스마트를 시켜서

(랩 하나, 버거 하나, 감튀, 음료 다 포함임 굿)

자리에 앉아서 먹고 있는데 옆자리에 단체 손님이 와글와글

들어와서 앉았다.

 

어른 한 명에 청소년 네 다섯 명이었다.

그 중 바로 내 옆에 가까이 앉은 소년은 많이 쳐줘봐야 열세살...?

 

암튼 그런가보다 하고 내 식사를 계속 하고 있는데

옆자리에서 연기가 뭉게뭉게...

그 어린 남자애가 전담을 피우고 있었다.

 

실내에서. 미성년자. 전자담배. 성인 보호자.

진짜 킬포가 몇 개인거냐???????

 

 

자랑스러운 서울 사람으로써 아무리 어그로 끄는

사람이 있어도 무표정으로 모른척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저 순간 만큼은 너무나 표정을 숨길 수가 없었고,

남자애가 내 경악+찡그림+극혐 표정을 봐버렸다.

 

그후로 내 눈치를 슬쩍 슬쩍 보면서 더이상 전담을 피우지 않았지만

그 눈치보는 모습마저도 너무 어린아이 같아서 이 상황이 더욱 대조적으로 느껴졌다.

애기야... 대체 왜...ㅠㅠㅠㅠ 이모도 담배 안 피운다...?ㅠㅠㅠ

애기야... 너 벌써 그런거 피우니ㅠㅠㅠㅠㅠ

 

암튼 남자아이의 시선을 느끼면서 계속 식사를 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성인 보호자가 남자애의 전담을 뺏어갔다.

드디어!!! 와!!! 드디어 성인 보호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한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는 개뿔... 같이 나눠 피우는 거였음^^

하하....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성인 보호자가 아니라 그냥 노숙한 10대 후반일수도..)

 

프랑스는 찐 담배도 미자들이 어려움없이 구해서 피울 수 있다.

불법이 아니다. 길빵도 그냥 막 한다.

부모들은 왼손에 아기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 담배를 피운다.

이렇게 흡연 문화가 느슨한 프랑스마저 실내흡연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나타난 혼종이 바로 전자담배인 것이다.

니코틴이 없으니 괜찮은 거 아니냐? 하지만, 전자담배용 액체에 들어있는 화학성분이

그대로 폐에 흡수되는 건데 좋을리가....

오히려 프랑스어로 검색해보니 클래식한 시가렛, 그러니까 일반 담배가 차라리

리스크가 덜하다고 할 정도다. (뭐 담배회사의 농간이라고 하면 할말은 없음.

내가 과학적으로 리서치를 한 게 아니니깐.)

 

암튼 '피우는 간식'같이 되어버린 전자담배를,

모든 사람들이 실내에서 사탕이나 껌을 먹듯이 소비하고 있다.

학교에서 수업 듣는데 교수랑 학생들이 아무렇지 않게 전담 피우는거 보고

진짜 충격받았다. 얘들아 아무리 예술학교지만 너무한거 아니냐...???

 

게다가 전자담배도 연기안에 화학성분이랑 유해물질이 있어서

간접 흡연 피해가 있다....!!!

9월 신학기부터 석사 과정 때문에 다시 학교에 다녀야하는데

계속 이런 일이 있다면 정식으로 학교에 항의할 생각이다.

 

꼰대가 아니라, 유해물질을 들이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의 권리도 생각해줘야지.

 

요즘 그냥 사고방식이

아 나 너무 꼰대인가? -> 아니 근데 이건 꼰대가 아니라 상식이잖아 -> ㅇㅇ나 꼰대 아님 쟤들이 비정상인거임

의 연속인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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