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의 운 6유로어치를 훔쳤다

 

 

 

 

엊그제 밤에 꿈을 꿨는데

꿈 속에서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갔더니

엄청 큰 똥이 변기를 막아놔서

'필시 룸메의 짓이렷다~~!!!!!'

하고 극대노 하다가 꿈에서 깼다.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고 학교를 가는 길에 문득

이거 똥 꿈 좋은거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어 한국에서도 생전 안사보던

로또를 프랑스 따박에서 두장 샀다.

 

한국은 로또, 라고 하면 대게 번호 찍는 종이를

떠올리지만, 프랑스에는 로또가 여러 종류가 있다.

따박이라고 음료수, 잡지, 로또, 담배등을 파는 작은

편의점 같은 가게에서 판매하는데,

로또 달라고 말하면 우리가 아는 그 숫자를 찍는

종이를 줘서 원하는 로또 종류 이름을 말해야한다.

 

 

 

 

 

이건 아스트로 라고 하는 로또다. 한장당 2유로.

최대 당첨 가능한 금액은 25000유로다.

따박 직원한테 아스트로 달라고 하면

'무슨 별자리로 줄까?' 하고 묻는데,

걍 아무거나 달라고 해도 되고

자기가 원하는 별자리를 골라도 된다.

나는 내 탄생별자리인 처녀자리랑 같이 있던

선배 언니 별자리인 전갈 자리를 고름.

 

이게 다른 로또들과 달리 꽤 긁는 맛이 좋은데,

기회가 세 번이나 있다.

Gain1-자기가 산 별자리에 해당하는 그림이 

왼쪽 별을 긁었을 때 두개가 나오면

이 칸에 적혀있는 금액 당첨!

Gain2-왼쪽 별자리에서 같은 단어가 두 개 나오면

이 칸에 적혀있는 금액 당첨!

하단에 보너스 별- 별 왼쪽에 길쭉한 부분을 긁었을 때 같은 마크가

두 개 나오면 당첨이다.

 

이렇다보니 로또는 하나인데 세 번을 하는 기분에

설레임도 3배라서 뭔가 가성비가 좋다.

(물론 당첨 안되면 말짱 꽝이지만^^)

 

 

 

 

 

똥꿈이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그림도 맞고, 글씨고 맞고 밑에 보너스 그림도 다 맞췄다!!!

그래서 총 당첨금액은 6유로ㅋㅋㅋㅋ

물론 매번 당첨금액이 2유로인건 아닌데,

2유로일 경우에 당첨 확률이 올라가긴 한다ㅎ

 

이건 따박에 다시 가져가면 돈으로 바꾸거나,

그 금액에 맞춰 다시 로또 용지를 바꿀 수 있다.

상술을 잘 쓴 듯.

 

이 로또 말고 유로밀리옹이라는 당첨금이 몇십억 하는

로또도 있는데, 이건 외국인이 당첨되면 영주권도 준다고 한다!

아무래도 프랑스에서 돈을 쓰는게 경제순환도 되고

그래서 그런 특혜를 주는듯.

 

그 날 저녁에 남자친구한테 이 용지를 보여주면서

내가 꾼 꿈 내용이랑 한국식 꿈 해몽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누가 너한테 황금 똥, 엄청 큰 똥, 황금 용,

황금 돼지 꿈을 꿨다고 하면 꼭 그 꿈 사야해!

그럼 너가 그 사람 운을 가져오는 거야.

난 룸메이트 똥으로 6유로 벌었으니까

룸메놈의 운을 훔쳐온거지ㅋㅋㅋ케케케케'

 

아무래도 프랑스 인이라 그런 샤머니즘적인 이야기가

웃기고 황당했는지 반응이 꽤 재미있었다.

그리고 만약에 한국에선 사람들이 좋은 꿈을 산다면

꿈 장사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엄청난 사업아이디어를 내놨다.

실제로 그 꿈을 꾸지 않았더라도 거짓말로 말하면

누군가는 사고싶어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진지하게 '우리끼리 하기에는

푼돈 사업이다. 봉꾸앙이나 당근같은 앱을 만들면 어때?

거기에서 꿈을 꾼 사람들이 팔고 싶다고 올리면

사고 싶은 사람이 원하는 금액을 경매처럼 부쳐서 사는거야!

그리고 수수료를 우리가 갖는거지!'

(**사업 아이디어 베끼면 고소함**)

 

라고 했더니 진짜 진지하게 생각하는거냐고 웃더군.

그래서 내가 한 술 더 떠서 

사이비도 있고 다단계도 있는데 이거라고 왜 안되겠어?

부자가 되는 길은 다양한 거라고!!!

하고 같이 깔깔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