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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학생의 삶/교통+통신+생활팁

프랑스 수표책 신청하기, 수표 쓰는 법을 알아보자 + *수표쓰면서 유의할점

by 거품벌레뽀글뽀글 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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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싸데뻥*의 나라답게, 같은 은행을 쭉 사용하더라도 사는 지역에 따라, 지점에 따라, 내가 방문한 그 순간에 있던 직원에 따라 응대가 매우 다르다. 특히 수표 신청은 상황에 따라서 좀 다를 수 있다.

 

푸아티에에서 거주할 당시에, 다음 학기 어학비를 내기 위해 처음으로 수표(chèque)를 써야 하는 일이 있었다. 그래서 직접 은행에 방문해서 호기롭게 '안녕! 나 수표책이 좀 필요한데, 어떻게 해야 신청할 수 있어?' 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은행 직원이 하는 말이 내가 학생이고 신용이 어쩌고 하면서 수표책은 줄 수 없고, 당장 필요한 수표 딱 한 장만 줄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사용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고 하면서, 학교에 가서 확인증(?) 같은 것을 받아오라는 것이다... 뭐 프랑스에서 한 번에 뭔가 해결되는 걸 경험한 적이 없으니, 조금 성가시긴 해도 학교 행정처에 가서 상황을 설명한 뒤 학교 도장이 찍힌 확인증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은행을 재방문해서 확인증을 보여줬다. 그러면 바로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며칠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3일인가 일주일인가... 나는 한국에선 정말 K-빨리빨리에 익숙해져 있고 또 애초에 성정도 급한 편이라 프랑스에서 적응하는 한두 달 동안은 화병 걸리는 줄 알았는데, 덕분에(?) 인내심이 가득한 사람이 돼가고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기다린 끝에 겨우 수표 한 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2년 즈음 뒤에, 미대 입시 시즌이 다가왔다. 프랑스의 경우 시험 응시료를 기타 학교에서 요구하는 서류와 함께 수표를 넣어 우편으로 부쳐야 한다. 당시에 다섯 군데 넘게 지원을 하다 보니, 정말로 수표책이 필요해졌다. 지난번처럼 한 장만 받아선 모든 학교에 응시료를 지불할 수가 없고, 또 이런 경우에 수표 써야 한다면서 학교에 확인증을 요구할 수도 없고... 걱정이 한가득한 채로 다시 은행에 들러서 '~한 이유로 나 수표책이 필요한데...' 하고 말했더니 이번엔 엄청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추측컨대 2년 넘게 은행을 사용하면서 신용도가 쌓인 모양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그냥 2년 전에 만났던 직원이 일을 이상하게 한걸수도..) 암튼 수표책을 신청하고 일주일 정도 기다려서 수령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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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듕한 수표책...

 

이런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 수표책을 신청하는 일이 까다롭다고 믿고 있었는데, 아니 프랑스에 온 지 얼마 안 된 친구는 파리에서 금세 수표책을 신청해서 받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친구 말에 따르면 은행에 수표 뽑아주는 기계도 있다고 한다!!!

파리에 워낙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허들이 낮은 것 같다. 아니면 푸아티에 직원들이 이상한 건가? 정말 모르겠다!

 

 

아무튼... BNP수표책은 저렇게 생겼다.

 

 

 

 

수표 쓰는 법은 처음엔 생소하겠지만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1.

먼저 맨 위 상단에 "Payez contre ce chèque non endossable", 여기엔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적어야 하는데, 숫자가 아니라 문자로 표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60유로를 지불해야 한다면, 60€ 이렇게 쓰는 게 아니라 SOIXANTE EUROS 라고 적고, 그 뒤에 빗금을 쭉 그어서 나머지 공백을 메워야 한다. 수표를 받는 사람이 맘대로 금액을 바꿔 적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금액도 대문자로 적는 편이 서로 오해를 방지하기에 좋다.

 

2.

그 밑에 "à"에는 수표를 받는 교육기관, 회사, 사람의 이름을 적어야 한다. 하지만 교육기관이나 회사의 경우 꼭 수표로 지불할 시 수취명을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물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수표 받는 수취인이 뽀글뽀글컴퍼니라고 하면, 보통은 '그럼 수취인 이름은 뽀글뽀글컴퍼니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회사나 기관 입장에서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수취명을 다르게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쇼핑몰 계좌 이체할 때 계좌이체 명의와 쇼핑몰 이름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면 된다.)

내가 여러 미대에 지원했을 때도, 학교 이름과 수취명이 같았던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고, 학교에서도 수표에 어떤 수취명을 적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명시해두었다. 이때도 오타나 오류를 피하기 위해 수취명은 대문자로 적는 게 좋다.

 

3.

오른쪽에 있는 네모칸에는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숫자로 적는다. 앞에 유로 표시가 있지만, 이때도 수취인이 맘대로 금액을 바꾸어 적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금액 뒤에 다시 한번 € 유로 단위를 적어서 금액을 확실히 마무리해줘야 한다.

 

4.

네모칸 밑에 "à" 는 지역명, "le"는 수표를 쓰는 날짜를 적는다.

EX : à PARIS 

        le 23 Mars 2022

 

5. ***

지역명과 날짜를 적고 밑에 공백에 반드시 서명을 해야 한다. 명시된 칸이 없어서 까먹기 쉬우니 수표를 쓰기 전에 미리 서명부터 해두는 편이 좋다. (금액과 수취인을 정확히 적느라 정신이 팔려서 서명을 잊을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또한 시험 응시료의 경우 학교에서 수표 뒷면에 이름을 쓰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니 잘 확인하도록 하자.

 

6.

수표는 수표 한 장마다 고유 번호가 있는데, BNP은행 수표책의 경우 수표 맨 위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초반에는 윗부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중간부터는 억지로 수표책을 벌려야 겨우 볼 수 있다... 이 딴 데다가 어떻게 표시를 하라는 거야...

 

수표는 수취인이 은행에 입금을 해야 그때서야 내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수표를 자주 쓰는 경우에는 헷갈리기 쉽다. 게다가 은행 내역에 수표 고유번호만 찍히기 때문에 어디로 입금되었는지 확인하려면, 따로 적어놓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표 윗부분에 수표를 뜯고 남는 부분에 수표를 쓴 날짜와 수취인 그리고 금액을 기입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사용하기 상당히 불편하다. 

그냥 포스트잇에다가 수표번호랑 기타 정보를 적어놓고 수표책에 끼워두는 쪽이 훨씬 편하다.

 

 

처음엔 수표라는 시스템이 한국에 없다 보니 수표를 쓴다는 게 뭔가 색다르고 멋있고 부자처럼 느껴졌다ㅋㅋㅋ 근데 입시 기간 동안 하도 수표를 적다 보니 나중엔 번거롭고 귀찮은 일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수표를 준다는 건 곧 돈이 빠져나간다는 거니까... 내 돈 빠져나가는 것도 기분이 별로인데 이렇게 낑낑대면서 수표까지 써야 하나 싶은 마음^^

 

 

*싸데뻥 뜻도 알아보자!

 

 

1일 1프랑스어(2) : 그거 완전 케바케야

한국에서 한국 친구들하고 말하다보면, 가끔씩 나도 모르게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프랑스어가 무심코... 나오지 않는다. 아니 한국어로 서로 못다한 이야기 하기도 바쁜데 그럴수가 없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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