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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여행/프랑스 서부

프랑스 소도시 Poitiers(푸아티에)에서의 어학생활

by 거품벌레뽀글뽀글 2022.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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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학을 결정할 당시에는 (2017년) 푸아티에라는 소도시의 대학 부설 어학원이 가장 학비가 싼 축이 속했다. 아주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1년 치 학비가 약 1100유로 정도로 한화로 약 150만 원 돈이었고, 기숙사비는 알로 까씨 옹(프랑스 정부에서 월세를 3분의 1 정도 지원해준다.)을 제하면 달마다 약 180유로, 한화로 약 24만 원 정도니 비교적 싼 값에 어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시 소개-

도시 자체가 하루 만에 시내를 다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작고, 도시 시민의 대부분이 푸아티에 대학을 다니러 다른 도시에서 온 학생들이라 여름방학 때는 굉장히 적막하다. 시내에 딱 하나 있는 호주 콘셉트의 술집을 빼면 젊은이들이 그다지 갈만한 곳이 없다. 여름방학 때는 정말 갈만한 곳이 없어서 (레스토랑은 열리지만 가난한 어학생은 그런 곳에 갈돈은 없다.) 시내에 유일하게 열려있는 프로즌 요거트 가게만 주야장천 들렀다. 공부 집중하기는 너무 좋은 곳이지만, 잘 맞지 않는 학생들은 한 학기만 듣고 바로 리옹 같은 대도시로 탈출한다...

난 집순이고, 어차피 델프를 위해 공부에 집중해야만 했고 미대 입학을 위해 포폴도 만들어야 했으니

좀 지루하긴 해도 그렇기 힘들지는 않았다.

 

대충 클럽도 있는 모양이지만 2년 동안 살면서 한 번도 가본 적도 없고,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푸아티에 외곽에 있는 유명한 Futuroscope라는 테마파크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사실 다녀온 친구 말을 들어보니 한국에 과천과학관과 비슷한 느낌인데 퀄리티는 더 낮은 곳이라고 해서... 버스 타고 멀리 나가서 입장료까지 내고 가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이스링크장도 있고 음악축제도 매년 여름마다 열리고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대부분 평지인 다른 도시들과 달리, 푸아티에는 언덕과 굴곡이 많다. 예전에 영국과 프랑스끼리 전쟁을 할 때 이러한 지형을 이용해서 침략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유명한 잔다르크가 재판을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사형은 다른 도시에서 집행됨) 옛날 건물들의 형태도 잘 남아있어서 여기저기서 관광을 하러 오는 영어권, 독일어권 외국인들도 종종 보았다. 사실 굴곡이란 게 좀 언덕이 있는 수준인데, 이곳은 눈이 잘 오지 않는 지역이라 제설 설비나 준비가 잘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내가 온 첫해에 폭설이 내렸을 때, 버스도 멈췄다. 좀 멀리 떨어진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은 그날 학교 수업에 올 수도 없었다. 사실 한국에 비하면 눈 내리는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그 정도에도 버스가 멈추고 차들이 멈추는 걸 보면 대비를 잘해두지 못한 것 같았다.

 

빈티지. 레트로 물건을 좋아한다면 매년 상반기 하반기마다 크게 열리는 Emmaus 장터에 꼭 참석하는 것을 추천! 정말 헐값에 빈티지 물건을 구할 수 있다. Emmaus는 더 이상 쓰지 않는 물건을 기부받아서 판매하고, 그 판매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단체인데 시내에 작게 가게도 있다. 그런데 가게는 작고 물건도 많이 없어서 꼭 엠마우스 장터 열리는 날을 추천한다. 엄청 넓은 센터에서 엄청나게 많고 다양한 물건을 아주 싸게 살 수 있다.

 

시내에 있는 메디아테크(Médiathèque)도 적극 활용하길 권장한다. 5유로만 내면 도서관 카드를 만들 수 있고, 언어 관련된 서적도 꽤 있다. 그리고 나는 영화를 좋아해서 DVD를 빌려서 프랑스어로 자주 감상했다. B급 크리처 영화들이나 고전영화도 많아서 너무 행복했다.

 

-어학원-

 

푸아티에 대학의 대학 부설 어학원이다. 푸아티에는 의대와 법대가 전국 상위 대학에 랭크되어있어 나름 유명한 대학교이다. 법대 다니는 한국 언니가 있었는데 진짜 빡쎄보였다... 아무튼 어학원은 Niveau(니보. Level) 1부터 6까지 있고, 니보 6까지 수료하면 외국인 전형으로 푸아티에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모양이다. (현재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름) 나는 레벨테스트를 거쳐 니보 3부터 시작했다. 어쩌다 보니 어학을 2년 동안 하게 돼서 예상치 못하게 최고 레벨까지 올라갔다... 한 학기 동안 같은 니보에서 공부하고, 학기말 시험을 쳐서 다음 니보로 올라가는 형식이다. 시험성적에 미달한다면 얄짤없이 같은 니보를 또 들어야한다. 나는 나름 열심히 공부한덕에 낙제는 하지 않았고, 니보 6으로 올라갈 시점에는 이미 델프 B2를 따서 학교 입학에 필요한 언어 조건은 갖춰둔 상태였던 데다가, 그 당시에는 학교 입학에 올인하고 있었기 때문에 학교 생활에 소홀해서 마지막 니보에서 유종의 미는 거두지 못했다. 한학 기마다 수료증을 주는데 비자 갱신과 학교 입학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잘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 자소서 같은 어려운 글을 써야 할 때, 좀 친하게 지내는 선생님이 있다면 맞춤법이나 첨삭을 부탁할 수도 있다. 한번 같은 반이 된 친구들은 낙제하거나 다른 도시로 가지 않는 이상 니보가 올라가서도 계속 함께하게 된다. (이게 좋기도 한데 싫은 학생 있으면 극혐이 되기도 한다...)

 

어학원 분위기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푸아티에에 외국인 학생들도 워낙 많다 보니 새 학기 시작마다 학교에서 외국인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위한 조촐한 파티 자리도 마련해주고, 시청에서도 외국인 학생들을 초대해서 교류할 수 있게 해주는 이벤트도 있다. 이때 시청 구경도 하고 시장 얼굴도 볼 수 있다. 또 맛있는 핑거푸드와 샴페인도 먹을 수 있다ㅎㅎ 바깥 생활이나 교류활동은 싫어하는데 이때만큼은 예쁜 시청과 맛있는 간식을 먹으러 꼭 참석했다.

 

이런 도시인만큼 어학원에는 정말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이 온다. 4-5년 전까지만 해도 나름 한국인 학생들이 많았다는데 내가 다닐 당시에는 모든 니모를 다 합쳐도 열명이 될까 말까였고, 대신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학생들이 많았다. 중국의 난칭? 난징? 대학교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있어 그쪽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도 교환 프로그램이 있어 소수지만 미국인 학생들도 있었다. 그밖에 일본인 학생은 딱 두 명 있었고, 조지아, 스페인, 아프리카, 이란, 시리아 등 (프랑스는 난민을 받아주고 지원을 많이 해주는 국가이다.) 정말 다양한 국가 출신의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한 일본인 학생과 친해졌었는데, 나이는 30-40대였고 수녀가 되려면 프랑스에서 어느 정도 공부를 하면서 뭔가를 이수(?)해야 정식 수녀가 될 수 있는 모양이라 공부를 하러 왔다고 했다. 그런 예비 수녀들이 같이 지내는 곳에 초대해줘서 그분들이 사는 곳도 구경하고 식사도 했는데 꽤 특별했던 경험으로 남아있다.

 

물론 나빴던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은은한 인종차별이 가끔 있었고, 눈에 띄게 남학생들만 편애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차라리 남학생들이 잘생겼다면 이해가 가겠는데 머리 벗어지고 배 나온 남학생들이 뭐가 좋다는 거지..) 그래도 뭐.. 남 눈치 봐야 하는 분위기도 아니고 어학원을 다니는 목표도 각각 다르다 보니 그냥 신경 쓰지 않고 마이웨이로 다니면 된다.

 

비자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시험 잘 쳐서 매 학기마다 수료증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석 증도 증명해야 하므로 다른 도시로 옮겨서 비자 신청을 하는 게 아닌 이상 반드시 출석을 잘해서 출석 증도 받도록 하자. 출석 일수가 부족하면 출석증을 주지 않는다. 외국인 학생이라고 적당히 맞춰서 서류 주고 이런 거 없으니 꼭! 성실하게 학교 생활을 하자. 그리고 도시마다 다르겠지만 비자 갱신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곳은 다른 도시에서 왔어도 출석증까지 내놓으라고 할 수도 있다. 출석이 불량하면 '넌 여기 공부하러 와서 태도도 불량한데 이런 상태로 네 학업을 지속할 수 있다고?'라는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수업 시간표는 보통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로 구성되어 있고, 니보가 올라갈수록 여러 과목이 추가된다. 프랑스의 역사나 프랑스의 문화, 프랑스 교육 같은 (프랑스는 대학 시스템이 한국이랑 완전히 달라서 예체능이 아닌 일반 대학에 진학할 예정인 학생은 이걸 듣는 게 엄청나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전반적인 프랑스의 삶과 시스템에 익숙해질 수 있는 상식에 대해서 배우게 되고, 최고 니보가 되면 대학교에서 외국인 학생들을 받아주는 외국어 과목이나 기타 교양과목을 추가로 수강할 수 있다. 그 말인즉슨, 니보가 올라갈수록 시험을 쳐야 할 과목이 늘어난다는 것^^ 시험은 보통 20점 만점인데, 10점만 넘기면 다음 니보로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다.

Insuffisant(엉수피정/낙제)<Passable(빠 싸블)<Assez bien(아쎄비앙)<bien(비앙)<Très bien(트레비앙) 순으로 성적을 매긴다. 한국인 성격에 20점 맞지 않으면 실망하거나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20점은 최고점으로 존재하는 기준일뿐 보통은 18,19점이 트레비앙으로 만점에 가까운 점수라고 보면 된다. 이 시험 시스템이 델프와 매우 흡사하니, 매 학기마다 델프 모의고사를 본다고 생각하고 시험을 치면 실전으로 델프를 칠 때 상대적으로 덜 긴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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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학생들이 많은 도시인만큼 사설 기숙사도 시내 곳곳에 있고, 정부에서 관리하는 Crous에 소속된 공식 기숙사도 여러 개다. 그중에 나는 가장 큰 기숙사 세 개에 대해서 말하려고 한다. 아마 푸아티에에서 어학을 하게 된다면 높은 확률로 이 세 기숙사 중 하나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시기만 잘 맞는다면 (운이 더럽게 없다면) 이 세 개의 기숙사를 2년 안에 모두 체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건 좀 불합리한 기숙사의 시스템 때문에 발생하는 일인데, 일단 세 개의 기숙사를 모두 소개하고 다시 말하겠다.

 

1. 데카르트 기숙사

학교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기숙사. 걸어서 십분, 뛰어서 오분이면 학교에 도착할 수 있다.

내가 2년 동안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머물렀던 기숙사이다. A동 B동 C동이 있는데 A동은 기숙사 아께이(Aaccueil/기숙사 사무실?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학생 수속부터 관리까지 모두 아게 이에서 이뤄진다.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아께이로 가면 된다. 택배도 아께이로 온다.)가 붙어있고, 신축이다. 그런데 A동에 사는 언니를 보니 세면대가 침대 옆에 나와있어서, 그 부분은 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나는 어쩌다 보니 늘 C동에서 지냈다. 구관이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어차피 별별 이상한 이웃이 사는 좁은 기숙사 방 그리고 공용 부엌을 이용하는 생활에 그렇게 높은 생활의 질을 기대할 수는 없다. 옆에 벽도 얇아서 옆집 여자애가 새벽까지 통화하는 습관이 있던 때에는 진짜 정신병 걸리는 줄 알았다.. 가끔은 남자 친구도 부르더라... 뭐하는지는 뻔하지 다 들리는데ㅎㅎ... 이어폰 필수... 아 그리고 9제곱미터의 방에 책상, 침대, 옷장, 화장실로 꽉꽉 들어차 있다. 냉장고도 있다. 좀 많이 좁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도 창문 밖 풍경이 항상 좋아서 너무 답답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난 좀 히키코모리의 싹이 있어서 그런가, 그냥 벽 얇은 거 빼면 괜찮았다. 그래도 날 좀 추워지면 라디에이터도 잘 틀어준다. 그 위에다가 맨날 양말이랑 속옷 널어서 말렸다ㅋㅋㅋ

 

빨래는 0층에 빨래방이 있다. 학생카드를 충전해서 쓸 수 있다. (프랑스는 한국처럼 1층이 아닌 0층부터 시작한다. 0층은 Rez-de-chaussée. 헤드 쇼 쎄라고 한다.) A동에는 학생들이 놀 수 있는 베이비 풋과 당구장이 있다. 여름방학에 할거 없어서 심심할 때 맨날 당구만 쳤다... 당구공과 큣대는 아께이에 학생카드를 맡기고 빌릴 수 있다.

제일 가까운 대형마트도 걸어서 20분 이상이다. 매번 물을 사다 마셨는데 우물에 물 길러 가는 아낙네가 된 심정이었다. 반드시!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구비할 것. 하지만 기숙사에 엘리베이터 따위는 없기에 힘써야 하는 건 매한가지긴 하다.

 

2. 하블레 기숙사

학교에서 제일 가까운 기숙사.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다. 안타깝지만 흐블레 기숙사에 머물 기회는 없었고, 친구 덕분에 딱 한번 가봤는데 시설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친구 말로는 아께이에 직원이 자리를 자주 비워서 택배를 받을 때나 필요한 일이 생길 때 좀 불편하다고 했다.

 

3. 마리 퀴리 기숙사

학교에서 제일 먼 기숙사. 학교에 가려면 버스에 타야 함.

이곳은 여름방학 한 달-두 달 정도 지내봤던 기숙사이다. 개인적으로 최악의 기숙사였다. 기숙사 한가운데 광장에서 흥 많은 친구들이 큰 소리로 비욘세 노래랑 아프리카 음악, 힙합을 계속 틀어대었다. 그리고 찝쩍대는 이상한 남자애들도 많았다. 그리고 내가 지낼 적에 한창 부엌에 공용 냉장고를 빼고 방마다 개인 냉장고를 놔주던 모양인데 지금은 다 바뀌었기를 바라지만.. 내가 지낸 동의 공용 부엌 냉장고는 정말 최악이었다ㅋㅋㅋ 냉장고가 사물함처럼 생겨서 자물쇠로 잠그고 써야 한다. 뭘 마시거나 하려면 무조건 부엌으로 나가야 하는 게 정말 귀찮고 번거로운 데다가 사이즈도 작아서 큰 냉동식품은 넣을 수 없었다. 또 가장 가까운 대형마트도 버스를 타야지 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정말로 비추하는 기숙사...

 

 

-기숙사 시스템-

 

여름방학은 길고 학생들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좀 더 편한 관리를 위해 매년 돌아가면서 기숙사 한 군데에 학생들을 몰아넣는다. 작년에는 데카르트였다면 올해는 마리 퀴리, 그 다음 해는 흐블레로 이사시키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첫해에 데카르트에서 머물다 마리퀴리로 이사를 가야 했는데, 정말 최악이었다. 모든 짐을 정리하고 바리바리 다 챙겨서 왔는데 (심지어 아께이에 열쇠도 반납하고 수속도 다 거쳤다. 방도 다 깨끗이 쓸고 닦은 다음 청소부분께 검사도 마친 상태.) 마리 퀴리 아께이에서 학생 받는 시간이 다 끝났다고 돌아가라고 했다! 오후 4시였는데! 심지어 퇴근한다고 쫓아낸 것도 아니었다! 그냥 자기들 일 더 하기 싫어서 거절한 거다...! 내가 데카르트의 모든 짐도 다 빼고 열쇠까지 반납하고 왔다고 했는데도 어찌나 매정하던지. 결국엔 그 무거운 짐들 중에 대부분은 이미 마리 퀴리로 이사한 친한 언니의 집에 놔두고, 당장 오늘밤에 쓸 생필품정도만 챙겨서 데카르트로 돌아갔다. (버스 배차 간격도 여름방학에는 더 넓어져서 어찌나 빡치던지. 한시간에 두대정도 오는 꼴이다.) 다시 데카르트 아께이에 가서 사정을 설명했고, 딱 하룻밤만 지내고 바로 나가는 조건으로 내가 쓰던 방의 열쇠를 돌려받았다. 침대 시트도 없는 침대에서 누워있는데, 하필이면 그때 생리도 터져서 어찌나 빡치던지. 다행히도 그 정신없이 필요한 물건을 챙기던 와중에 생리대도 한두개 딸려왔는데, 그게 정말 천운이었다. 한국처럼 바로앞에 24시간 편의점이 있는것도 아니고, 생리대를 챙기지 않았다면 피흘리면서 아께이까지 걸어가서 생리대 달라고 할뻔했다. (텅 비어있는 기숙사에서 생리대를 누구한테 빌리겠냐고!!!)

진짜 마리퀴리 기숙사 담당하는 아주머니... 내가 아직도 저주하고 있어... 아무튼 여름방학에 이렇게 이사를 해야만 한다. 데카르트에 사는데 그해 여름 기숙사가 데카르트다? 그럼 개꿀인 거다! 운 나쁘면 방이동 정도는 해야 할 수도 있지만 그게 어딘가. 그리고 매년마다 기숙사도 재신청해야 하는데 외국인 학생은 유학원의 도움을 받지 않는 이상 최하위 순위로 방이 배정된다. 내 생각에는 노숙자보다도 순위가 낮은 것 같다. 첫해에 혼자서 기숙사 신청하려고 했는데 바로 광탈했다. Crous사이트 들어가서 지내고 싶은 기숙사 세 개를 정해두면 그중에 자동으로 방이 배정되는 건데, 방이 모자라면 끝이다. 그래서 그다음 해에 6개월 동안 시내에서 Colocation(쉐어하우스.꼴로까씨옹)을 했는데... 이건.. 다음에 이야기하겠지만 정말 최악의 집주인을 만났었다. 그리고 그다음에 유학원 도움을 받아서 수수료 좀 내고 바로 기숙사 신청해서 들어갔다. 유학원은 크루즈 시스템이 아니라 기숙사 디렉터와 바로 컨택하기 때문에 미리 부탁해두면 거의 백 프로 확률로 방배정을 받을 수 있다.

아 그리고 나처럼 여름방학에 아예 방을 빼고 한국에 잠시 들어가거나 이사를 가야 하는데 짐이 너무 많아 모두 가져갈 수 없다면, 아게 이에 부탁해서 창고에 최대 2년 동안 짐을 보관할 수 있다. 나도 여름방학에 한국에 들어갈 때 수많은 짐을 모두 박스에 담아서 창고에 맡겼고, 메츠로 이사 갈 때도 일부 버릴 수 없고, 바로 필요하지는 않은 2순위 짐은 모두 창고에 맡겼다가 나중에 찾으러 갔었다.

 

-교통-

시내에서만 활동한다면 버스를 탈 필요가 전혀 없지만 대학교와 기숙사가 모두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버스카드를 만드는 게 필수이다. 프랑스는 도시마다 버스회사가 달라서 한국 티머니처럼 연동이 안된다. 도시마다 새로 교통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1년짜리 교통카드를 등록할 수 있는데, 학생이면 시청에 가서 학생임을 인증하고 완전 싼값에 1년 치 정기권을 끊을 수 있다. 나는 몰라서 거의 300유로 내고 1년짜리 정기권을 샀다... 환불도 안돼서 그냥 최대한 버스 많이 타려고 했다. 학생이면 무조건! 시청 가서 학생용 정기권 끊으세요. 버스 회사에 내는 돈에 비하면 거의 공짜나 마찬가지.

 

프랑스의 소도시 푸아티에의 시청 내부
시청은 역사적으로 오래된 건물이라 정말 멋있고 예쁘다
프랑스의 소도시 푸아티에 시청 앞에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관람차
시청 앞에 들어선 크리스마스 마켓과 관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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