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호셸은 바닷가 바로 옆의 항구도시로, 대학교에 한국어 학과가 있어 한국에도 꽤 유명한 지역이다. 한국인 거주자들도 많은 편에 속한다.
딱 하루 당일치기로 갔던 터라 아주 구석구석 볼 수는 없었지만, 바닷가에서 일광욕을 하고 물장구를 치며 여름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다. 푸와티에 기준 기차로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 곳이다.
Plages des Minimes (쁠라쥬 데 미님)
푹신하고 금빛 모래... 를 기대한다면 이 해변가는 아니다!!! 지리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빨리 해변을 구경하고 싶었던 우리는 구글 지도로 대충 검색했고, 이 해변가를 발견하게 되는데... '꺅 이름이 미니언 같아!'라는 얼토당토않은 설렘을 품고 정말 한참 걸어서 갔다. 가는 길에 정말 요트는 실컷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해변가는.. 그래, 바다 앞까지는 어느 정도 껄끄러운 모래가 펼쳐져 있기는 했다. 그런데 맨발로 들어가는 순간, 정말 발을 지압하다 못해 찌르고 있는 돌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이때 평생 할 지압 다한듯하다. 정말 치매 예방 제대로 했다. 지금 이 블로그 글을 쓰면서 지도를 찾아보고 나서야 알았지만, 기차역 근처에 더 가깝고, 우리가 상상했던 아름다운 모래가 펼쳐진 해변은 따로 있었던 듯하다... 라호쉘에서 바닷가 구경을 하고 싶다면 이곳이 아니라 Plage chef de Baie (쁠라쥬 쉐프 드 베)를 가야 한다. 물론 이곳도 사진상은 이상적인 해변처럼 보이지만 바닷물 안에 어떤 무시무시한 돌멩이들이 도사리고 있는지는 모른다. 그래도 예쁜 돌들을 찾으며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무튼 해변으로 걸어가면서 요트만 거짓말 안 하고 천대는 넘게 본 것 같다. 선착장이 곳곳에 있는데, 모든 선착장에 요트가 빽빽이 주차되었다. 한편으로는 좀 부럽기도 했다. 나도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이런 곳에 별장과 요트를 마련하면 얼마나 좋을까?
아쿠아리움
해변가를 가기 전에 이곳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는데,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다양한 수중생물들을 볼 수 있었다. 관마다 콘셉트도 확실하다.
해파리를 모티브로 한 종이로 만들어진 조명들도 정말 아름다웠다. 기념품 샵에도 예쁜 그릇들과 귀여운 인형들을 판매하고 있다. 휴대폰을 예상치 못하게 한번 포맷하면서 사진을 다 날려버려 정말 아쉽다.
개인적으로 라호쉘을 제대로 둘러보고 싶다면 적어도 1박 2일의 시간적 여유를 갖기를 추천한다. 우리는 주말밖에 시간이 없었던 데다가 호텔비까지 부담하기에는 가난한 어학 생들이라서 당일치기로 후딱 다녀왔지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물론 유명한 기념물과(바닷가 한가운데에 떠있어서 길 걸으면서 구경 가능) 아쿠아리움 구경에 레스토랑에서 식사, 길에서 젤라또 냠냠(진짜 맛있었다)을 하고 해수욕까지 했지만, 예약해둔 돌아가는 기차 시간에 촉박해져서 마지막에 엄청 뛰었다. 난 뛰는 길에 산책하는 강아지를 본의 아니게 무섭게 해 버려서 (코너에서 뛰는데 주인과 산책하고 있던 소형견과 맞닥뜨렸다) 날 짖는 통에 개에 쫓기는 모습이 되기도 했다. 뒤쫓아오던 언니들은 이걸 두고두고 놀림감으로 써먹었다... 꼴이 좀 우습긴 했나 보다. 아무튼 여름에 여유롭게 바닷가의 풍경과 향을 즐기고 싶다면 추천하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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