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했었던 몽생미셸을 가기 전에, 투르 근처 앙부아즈라는 도시에서 하룻밤을 묵었었다. 그리고 앙부아즈에 있는 고성 앙부아즈 성(Château royal d'Amboise)와 그 근처에 더 작은 마을 슈농소에 있는 고성 슈농소 성(Château de Chenonceau)을 방문했다.
날씨가 그다지 좋지는 않아서 거의 비를 맞다시피 하며 우산을 쓰고 다녔는데, (프랑스는 비가 오면 바람도 같이 부는 게 기본이라 솔직히 우산이 소용이 없다. 차라리 후드 집업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게 낫다.) 그래도 옛날 프랑스식 고성을 보는 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기차나 버스로도 갈 수 있지만, 자차가 있다면 훨씬 편하게 방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방문해서 "우와! 성이구나!" 했던 기억밖에 없어서 좀 유익한 블로그 글을 쓰기 위해 빠르게 구글링을 좀 했다. 프랑스 관광청 공식 사이트에 설명이 잘 되어있었다.
앙부아즈 성은 지어진지 200년이 넘어가는 고성으로, 르네상스 시기에 샤를 8세와 프랑수아즈 1세가 거주했었던 성이기도 하다. 또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시신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보니 성 바깥쪽에 작은 예배당이 있었던 게 기억이 났다. 스테인드글라스가 엄청 화려해서 그곳에 누가 잠들어 있는지는 대충 보고 말았던 모양이다. 아니, 그래도 무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잠든 곳인데, 어떻게 스테인드 글라스만 기억날 수 있지?? 아무튼 예배당은 정말 고요했고, 특유의 분위기와 아름다운 건축물의 선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줬다. 생각보다는 넓지 않아서 위대한 예술가이자 과학자이자 발명가였던 사람 무덤치고는 좀 소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정말 믿을 수 없게도 찍어둔 사진이 하나도 없다. 인터넷에 앙부아즈 성이라고 검색하면 제일 첫 번째로 프랑스 관광청 사이트가 뜨니, 그곳에서 그의 예배당 사진을 구경할 수 있다.
(현재 구글 애드 센스를 지원하고 있는데 여러 글에 따르면 링크를 넣는 것을 다른 사이트 광고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한다. 애드 센스만 되면 블로그 글을 보시는 분들이 편하게 링크를 추가할 예정. 이게 안돼서 프랑스에서 살면서 소개하고 싶은 사이트들이 많은데 못하고 있는 중이다. 사진도 뭐 많이 넣으면 정보성이 적은 글이라고 해서 여행 사진임에도 많은 사진을 첨부하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란다...)
성 내부는 옛 생활방식을 재현한 듯한 테이블과 가구들이 잘 전시되어있었다. 날씨 덕분에 어둑어둑한 성을 밝히는 조명들과 장식이 돋보여 성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날씨가 화창했다면 아마 전혀 다른 느낌이었을 것이다. 너무 추워서 아이폰이 기절하실까 봐 많은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아이폰님은 추우면 전원이 꺼지니까 따뜻하게 품으며 모시고 다녀야 한다!)
그렇게 앙부아즈 성을 둘러본 뒤, 다시 차를 타고 근처에 있는 작은 도시 슈농소의 외곽으로 향했다. 정보를 좀 더 찾기 위해 인터넷에 슈 농수성을 검색해보니, 날씨가 좋을 때는 정말 동화 속의 한 장면 같았다. 불행히도 우리는 여행 내내 날씨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우중충한 성의 분위기와 질척 질척한 진창길만이 기억난다.
성만 보고 왔기 때문에 시내를 둘러보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앙부아즈보다 슈농소 성의 내부가 훨씬 더 흥미로웠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의 규모도 훨씬 넓었다. 앙부아즈 성은 커다란 홀과 테라스 정도만 공개되어있다면, 슈농소 성은 부엌과 식당, 성주와 귀부인들이 쓰던 방들과 성 뒤편의 넓은 정원등, 성을 더 구석구석 볼 수 있었고, 귀족들과 하인들의 생활을 좀 더 밀접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슈농소 성은 위에 샤를이나 프랑수아즈 같은 이름 있는 왕들이 머물렀던 성은 아니다. 슈농소의 성주와 그의 6명의 부인들이 살았던 성이다. 때문에 '여섯 여인의 성'으로 불린다고 한다. 뭐 찾아보니까 역사적으로 얽힌 설화들이 많은데, 이것은 너무 복잡하고 길어지니까 따로 적지는 않겠다. 웹툰이나 소설에서도 등장인물이 다섯 명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혼란스러워지는데, 역사 이야기에도 등장인물이 오죽 많아서... (나중에 슈 농수 성의 정보를 찾았던 사이트의 링크도 추가하겠다.)
성의 곳곳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이렇게 작은 연못에 수많은 종류의 오리들과 거위가 있었다. 파주 출판단지에 사는 거위도 엄청 흉포했는데 이 녀석도 한 성깔 했다. 거위들은 기본적으로 성격이 좀 호전적인가 보다. 아직도 예전에 파주에서 날 공격하려고 쫓아왔던 거위의 쫙 벌린 입을 잊을 수 없다...
프랑스는 앙부아즈와 슈농소 뿐만 아니라 전국에 거의 모든 지역이 이런 고성이 있다. 큰 고성이 없더라도 최소 탑 정도는 있다. 메츠에도 프랑스가 독일 영토였을 때 지어진 탑이 있다. 대부분 보존이 잘 되어있고 또 대중에게 공개되어있으니, 이곳이 아니라 다른 도시에 방문하더라도 고딕 건축이나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에 흥미가 있다면 꼭 고성이나 탑이 있는지 찾아보고 방문하길 추천한다. 탑은 시내에도 있지만 고성은 보통 시내 외곽에 있으니, 자차를 이용한다면 훨씬 편하게 고성들을 둘러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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