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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여행

거대한 도시에서 아기자기한 옛 도시의 정취를 느낄 수있는 곳, 리옹(Lyon)

by 거품벌레뽀글뽀글 2022.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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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글을 사칭하는 얼레벌레 여행담답게, 이번에 소개할 도시인 리옹도 내가 이곳저곳 곳곳을 돌아다닌 건 아니라 딱히 말할 건 많지 않다.

게다가 리옹을 방문한 목적이 그곳에 거주하는 친구를 보러 간 거라.. 친구 집에서 친구랑 놀고, 밥해먹고 또 수다 떨고 이렇게 보낸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최대한 내가 기억하는 것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Les Puces du Canal(레 쀼스 듀 꺄날)

 

 

엄청 큰 규모의 벼룩시장이다. 벼룩시장이라고 해서 엄청 낡고 값싸고 쓸모를 다한 물건들을 파는 게 아니다. 한국에서의 벼룩시장의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파리의 빈티지(골동품) 마켓으로 유명한 방브시장도 Les puces de vances(레 쀼스 드 방브)다. 

그러니까 만약에 방문하는 도시의 빈티지 마켓을 찾고 싶다면 인터넷에 Les puces de + 도시 이름 이렇게 검색하면 된다. 정기적으로 들어서는 골동품 장터나 가게를 찾고 싶으면 brocante(브호껑뜨) + 도시이름 아니면 braderie(브하데히) + 도시이름 이렇게 검색하면 된다. 보통 가게가 다 같이 모여있는 마켓이 아닌 단독으로 운영하는 가게를 브호껑뜨라고 하고, 한 달에 한번 또는 상반기 하반기에 한두 번 나눠서 열리는 일시적인 골동품 장터를 브하데히라고 하는데, 검색하다 보니 좀 섞어서 쓰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골동품이나 빈티지 물건을 좋아한다면 리옹의 꺄날 마켓은 한번 들러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시내에서는 좀 떨어져 있는 데다가 고속도로 옆에 있어서 버스를 타거나 우버를 불러서 타고 가야 한다. 목요일, 토요일, 일요일만 열리고 벼룩시장 특성상 오후 한 시면 문을 닫는다. 방문을 열한 시쯤 했었는데 좀 지나니 벌써 문을 닫을 채비를 하려는 가게도 소수 있었고, 오후 한 시가 넘었는데도 그냥 열어두는 가게도 있었다. 그래도 대부분은 한시가 되면 문을 닫으니 충분히 시간을 들여 천천히 구경하고 싶다면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다. 

 

섹터가 좀 나뉘어 있다. 일단 입구 가까이에 컨테이너들을 개조해서 매장으로 쓰는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이곳의 물건들은 빈티지 느낌을 표방한 기성품도 좀 있고, 파는 그릇, 잔, 기타 물건들의 가격대가 좀 비싼 편이다. 그래도 가게의 장식들이 아기자기하고 예쁘니까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 뒤로는 가게와 좌판이 좀 있고, 더 들어가면 지붕이 덮여있는 긴 터널 같은 실내에 가게들이 몰려있다. 이곳이 가격대가 착하고, 능력껏 흥정도 가능하다. 난 그런 능력은 0에 수렴하기에 물어보고 싸면 사고, 생각보다 비싸면 안사고 했지만 같이 간 내 친구는 나름 흥정을 해서 마음에 드는 가격에 예쁜 물병을 구매하기도 했다. 아 그리고 현금을 부족하게 들고 가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가게들에서 카드계산이 가능했다. 그래도 현금이 없어서 못 사면 슬프니까 적당히 현금을 챙겨가는 게 좋다.

제임스 본드같은 느낌으로다가 이런 지구본 안에 술을 넣어두고 간지나게 마셔보고 싶다.
커플템으로 딱이라 보자마자 샀다. 가격도 별로 안비쌌다.

 

 

Boulangerie du palais

 

리옹의 전통 디저트인 빨간 프랄린이 들어간 빵을 파는 빵가게다. 사실 그냥 지나가다가 이 빵집만 유독 빵들이 새빨갛길래 뭔가 싶어서 호기심에 사 먹어 본 것인데, 알고 보니 이게 리옹 특산물인 데다가 이 가게도 꽤 유명한 가게였다...! 사실 빵 이름도 가게 이름도 여태 까먹고 있다가 이 글을 쓰기 위해 비루한 기억력과 구글맵의 기능을 총동원해서 겨우 찾아냈다. 구글 리뷰에 한국인 분들의 리뷰도 꽤 많아서 역시 유명한 빵집이 맞는 것 같다. 프랄린이 당최 무슨 재료인지 알 수가 없어서 인터넷에 검색해본 결과, 프랄린은 견과류를 설탕 시럽에 조려 만든 시럽이다. 이걸 굳혀서 설탕 덩어리처럼 빵에 넣고 굽거나, 아니면 시럽형태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리옹의 프랄린 빵은 프랄린에 빨간 색소가 들어가 다 빨간색이다. 색을 내기 위해 특별히 넣는 재료가 있을까 싶어서 찾아봤는데, 그냥 빨간 시럽을 쓰는 게 맞았다. 아무튼 호기심에 사 먹어본 프랄린 빵은 그냥저냥 맛있었다. 설탕이 잔뜩 들어가서 그런가 내 기준에는 좀 많이 달았다. 사진처럼 딱 한 조각 사서 셋이서 나눠먹었다. 친구도 집 근처에 이런 빵집이 있는지 미처 몰랐다고 (마치 남산타워 안 가본 서울 사람처럼) 재미있어했다.

 

 

La mains des Arges

 

이곳은 지나가면서 유심히 본 가게인데 구글 지도에는 가게 정보 자체가 없었다. 옆 가게인 La case de cousin Paul Lyon은 구글에 위치정보가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이 가게를 찍고 가는 게 좋다. 별거 없고 그냥 라벤더 포푸리 가게다. 가격도 싸고 예뻐서 선물용으로 좋다. 들어가 보지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다른 꽃 말고 라벤더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가게 같았다. 라벤더를 사랑한다면 기념으로 하나쯤 사보는 것도 좋을 듯. 나는 여행하는 도시마다 그곳에서 파는 드림캐쳐를 모았었다.

 

옆가게는 동그란 조명만 취급하는건지, 가게의 정체를 잘 모르겠다.

 

Le petit musée de Guignol

 

꼭두각시 인형 박물관이다. 매장 내부의 다양한 꼭두각시 인형들과 전시장이 흥미롭다.

 

리뷰에 직원이 불친절하다는 후기가 꽤 있다.

 

리옹 대성당

 

다른 유럽의 성당들처럼 아주 멋있는 외관을 자랑한다. 사실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변명을 하자면, 프랑스의 웬만한 모든 도시에는 이런 큰 성당들이 있다. 푸아티에처럼 작은 도시도 꽤 큰 대성당은 하나 있었다. 내부에 역사적인 유물이 있더라도 비슷비슷하고... 스테인드 글라스들도 무척 아름다운 건 맞지만, 특별히 어떤 작가가 만들었다는 게 아닌 이상 일부러 봐야 하는 이유도 없고...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과 메츠에 샤갈이 만든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는 대성당 그리고 낭뜨나 뚜르 등 웬만한 도시의 대성당은 봤던 입장으로써 시간도 없는데 이곳 대성당까지 들어가서 구경할 정신은 없었다... 그래도 구경할만한 가치가 분명히 있는 곳은 맞다.

 

*벼룩시장 빼고 소개한 모든 가게는 강 건너에 있는 리옹의 구시가지에 있다. 골목 자체도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KFC

 

한국식 치킨과 그나마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케엪씨 치킨에 목말라 있던나... 대도리 리옹 답게 시내에 케엪씨 가게가 있다는 걸 알고서 바로 시켜먹었다. 우버 이츠를 처음 써봤기에 그 덕에 첫배 달 혜택으로 20유로 통 크게 할인받았다! 그 김에 케엪씨를 잔뜩 시켜서 친구와 나눠먹었다. 후후 정말 맛있어!!!

 

 

 

+다음에 리옹을 또 방문한다면 가보고 싶은 곳

 

다양하게 둘러보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고, 이렇게라도 정보를 좀 추가하면 블로그 글이 유익해질 것 같아서 지도를 보면서 흥미로워 보이는 곳들을 리스트업 했다. (내 취향 몰빵 주의)

 

-Musée Lumière

영화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뤼미에르 형제가 살았던 저택.

일반 성인 기준 티켓 값은 8유로. 만약 18세 미만, 60세 이상 또는 대학생임을 증명할 수 있다면 7유로에 입장 가능. 가이드 신청은 반드시 예약을 통해서 해야 가능하다.

 

-Musée des Moulages

조각상 전문 뮤지엄. 홈페이지 사진을 보니 엄청나게 많은 조각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 같다. 조각의 섬세함을 보는 것을 좋아해서 나중에 꼭 방문해보고 싶다.

 

-Musée des Tissues et des Arts décoratifs

전통 복식과 자수를 전문으로 전시하는 박물관. 옛 복식과 프랑스식 자수에 흥미가 있다면 둘러볼만하다.

 

-Gallo-Roamn Museum of Lyon-Fourvière

우와, 이런 곳을 왜 못 갔을까??? 프랑스에도 이런 원형 건축물이 있는 줄 몰랐다! 옆에 있는 박물관도 옛 고대 프랑스 유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다음에 리옹을 방문한다면 꼭 가볼 예정!

 

-Musée des Beaux-arts de Lyon(리옹 미술관)

우리가 아는 루브르나 오르세 미술관처럼 유명한 화가들과 프랑스가 훔쳐온^^ 이집트의 유적들을 볼 수 있는 미술관. 구글 리뷰를 보니 드가, 모네, 마네 등 유명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도 전시되어있는 모양이다. 이곳도 방문하지 못해 아쉬운 곳 중 하나.

 

-Musée de l'imprimérie et de la communication de graphique

옛날 인쇄물들과 인쇄기계부터 현대의 그래픽 아트까지 인쇄의 역사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박물관. 커뮤니케이션 아트 전공자로서 안 가볼 수 없는 곳. 특히 나는 옛날 인쇄 기계들이 딸그락거리면서 일하는 거 보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낭뜨에 이런 박물관이 한 군데 있는데 나중에 소개하겠다. 2년 전에 작성된 구글 리뷰에 따르면 직지심체요절도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직지 요절의 기사를 검색해봐도 딱히 반환되었다는 기사는 없어서 아마 그대로 있을 수도? 계속 반환받으려고 노력 중인 것 같지만... 여러 정보를 찾아보니 약탈한 물건도 아니고, 길거리에서 여느 고서와 같은 취급을 받던 직지 요절의 가치를 알아본 프랑스인 수집가가 구매한 것이라고 하니... 한국의 중요한 유적을 돌려받으려는 노력은 좋지만 마치 약탈당한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멈춰야 하지 않을까... 어렸을 때 하도 약탈당한 문화유산이라고 해서 이 글을 쓰려고 찾아보기 전까지 당연히 빼앗긴 물건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이건 그냥 내가 잘 몰라서 그런 건가)

혼란했던 시대에 미처 중요한 유산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변명도 가능하겠지만...

 

-Parc de tête d'Or

아주 큰 규모의 공원. 동물 구경이나 식물원 방문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날씨가 좋다면 피크닉을 해도 좋겠다. 공원에서 동물 구경이라길래 뭐 거위나 오리정도 인 줄 알았는데 구글 리뷰 기준 무려 기린, 꽃사슴, 뿔 사슴 그리고 랫서 판다를 볼 수 있다니? 이곳에서 구경하고 피크닉만 해도 즐거운 한나절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날씨가 좋으면 꼭 방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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