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는 한국에서도 꽤 유명한 지역이다. 보르도 와인은 한 번쯤 다들 들어봤을 것이다. 푸아티에에서 기차로 한 시간 남짓,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두 번 방문했었다. 한 번은 관광을 목적으로, 그리고 한 번은 보르도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바르셀로나를 가기 위해 들렀다.
아르까숑은 보르도와 좀 떨어져 있는 바닷가 마을로, 이곳에 있는 사막이 유명하다. 사막 뒤편에는 숲, 앞에는 바다가 펼쳐지는 굉장히 특이한 지형이라 보르도를 간 김에 같이 방문했다.
Le miroir d'eau/보르도 광장의 물의 거울
보르도 광장과 강 사이에 설치된 물...웅덩이다. 물이 얇게 깔려있어서 하늘과 건물이 반사되는데 그 풍경이 굉장히 아름답다. 밤에 보는 풍경도 색다르다고 했는데 아쉽게도 그 모습은 보지 못했다. 사진 찍기에도 좋고, 분위기도 좋다. 물이 찰박거리는 수준으로 깔려있다 보니 아이들도 위험하지 않게 놀 수 있고, 학생들은 그 위에서 물을 뿌리면서 멋있게 스케이트보드를 타기도 한다.
L'intendant Grands Vins de Bordeaux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인 만큼 수많은 와인 매장이 있는데, 나는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5층짜리 건물이 통으로 다 와인이 진열되어있고, 건물 가운데를 관통하는 나선형 계단이 아주 멋있고 아름답다. 층을 올라갈수록 오래되고 비싼 와인이 나온다. 자신이 태어난 연도의 와인을 찾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내가 태어난 해는 이례적으로 흉작이었던 해라서 최고층에 보관되어있는 딱 한 병밖에 찾을 수가 없었다. 맨 꼭대기 층에 올라가면 1990년대부터 어느 해가 풍작이었는지, 흉작이었는지 볼 수 있는 표가 있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비싼 와인만 파는 건 아니다. 가격대도 5유로부터 5000유로까지 다양하다. 원한다면 기념으로 십 유로 안팎의 와인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좀 질 좋은 와인을 원한다면 50유로 이상의 와인을 찾는다고 하면 된다. 마트에서 맨날 3~4유로짜리 와인만 사 마시는데 그것도 맛있으니 50유로짜리 와인이면 꽤 고급 축에 속한다. 직원도 친절하고, 와인 추천도 잘해준다. 사진은 없지만 구글지도에 검색하면 멋있는 매장 내부의 사진을 볼 수 있다.
Cannelé(까눌레)
종모양처럼 생긴 디저트이다. 보르도가 까눌레로 유명하고, 매장도 많다. 제일 작은 건 2유로 미만이니 간 김에 하나쯤 맛보면 좋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는 맛은 아니었다.
Arcachon Dune du pilat(아흐까쑝 듄 듀 필라)
사막이라고 했지만 비교적 작은 사구에 가깝다. 보르도에서 기차를 타고 두 시간정 도면 도착한다. 거기서 사구를 가는 버스를 30분 정도 타고 가면 된다. 뭔가 동네 뒷산 같은 곳을 20분쯤 걸어가면 사구가 등장한다. 혹시 이곳을 갈 예정이라면 제발! 날씨가 좋은지 꼭 확인하고 가길 바란다. 빠듯한 일정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아도 방문을 강행했지만, 비가 많이 와서 쫄딱 젖고,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내려와야 했다. 물에 젖은 모래가 푹푹 들어가서 똑바로 걷기도 어려웠다. 물론 바람도 너무 강했다. 강풍에 날리는 모래바람은 상상이상으로 따가웠다. 온몸이 모래와 물에 절어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사구 꼭대기에 올라가려면 밧줄을 붙잡고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바람에 몸이 날리는 기분이라 무슨 재난영화 찍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장소 자체는 굉장히 아름답고 특이한 장소인 건 맞다. 마을도 바다가 인접해 있어서 둘러봤으면 좋았을 텐데... 버스 간격이 길고, 시간이 빠듯해서 거의 도망치듯이 보르도로 돌아갔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일찍 출발해서 다른 곳도 둘러보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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