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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여행/파리

이번 파리 여행에서 겪었던 지하철 소매치기 수법! *파리 여행시 주의할 점*

by 거품벌레뽀글뽀글 2023.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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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프랑스에 처음으로 온 엄마 동생과

너무너무 뜻깊고 즐거운 여행을 했다.

 

부족한 프랑스 실력을 뽐내면서 여행을 이끌어가서

나름 뿌듯했다고 해야 하나?

(불어 좀 했을 뿐인데, 내가 우리 가족 신이 됐어, 연진아.)

 

일단 가족은 내 나와바리인 메츠에 와서 일주일간 머물며

메츠를 꼼꼼히 관광하고, 그 사이사이에 스트라스부르그와 콜마르

그리고 룩셈부르크를 여행했다.

 

내 겨울 방학이 시작되고 나서 우리는 다른 도시도 여행했고

파리는 출국 일정을 감안하여 마지막 행선지로 정했었다.

 

그동안 나는 파리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곳인지,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 철저한 조기교육을 했고

이게 좀 과했던 모양인지 파리로 가는 날이 가까워져 올수록

동생은 파리에 가기 싫다며 지레 겁을 먹었다.

(미안혀^^)

 

그래도 파리에 가서 다 같이 조심하면서

무사히 여행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몇 초 방심한 한 찰나에 엄마가 소매치기를 당할 뻔했다.

 

수법은 대충 이렇다.

 

소매치기들은 보통 혼자서 행동하지 않고,

평범하게 보여서 상대방이 방심하도록 위장을 하고 있다.

우리 가족의 경우에는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고,

옆에 커다란 자라 쇼핑백을 든 많이 쳐줘봤자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세네 명의 소녀들이 서 있었다.

 

현지인 입장에선 '으휴 저 집시들 또 저러고 서 있네 ㅉㅉ'

할지도 모르겠으나

관광객 입장에선 영락없이 단체 쇼핑을 즐겁게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평범한 여자친구들 무리로 보인다.

 

그러다가 자기들이 보기에 만만해 보이는 타깃이 보이면,

지하철을 타는 순간에 둘이 달라붙는다.

한 명은 타깃의 앞, 한 명은 타깃의 뒤에 달라붙는다.

 

앞에 붙은 소녀는 타깃을 당황시키고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웨얼 이즈 콩코드? 웨얼 이즈 콩코드???'

따위의 아무 질문이나 던지고,

뒤에 붙은 여자애는 그 틈을 타서 가방 문을 열거나

주머니를 뒤져서 귀중품을 훔쳐가는 것이다.

 

이걸 우리 엄마가 당했는데 나는 처음에 이게 소매치기 인지 모르고

왠 젊은 여자애들이 엄마를 앞 뒤로 너무나 명백히 고의적으로 밀치길래

'저 시바 싹수없는 년들이 뭐 하는 거지?'

하고 째려보면서 엄마를 그 둘 사이에서 빼내왔다.

 

(여행 내내 엄마랑 동생은 굳이 내가 말 안 해서 몰랐겠지만

우리를 외국인이라고 쳐다보는 썩을 것들이 있으면

나 혼자 레이더를 켜고 기싸움하면서 째려봤기 때문에

그 덕에 빠른 대처가 가능했었던 것 같다. ㅎㅎ...

웃긴 게 아주 노골적으로 쳐다보다가도 나랑 눈 마주치면 그다음부터

안 쳐다봄. 너네만 눈깔 있냐? 팍 씨 나도 쳐다볼 거임)

 

사실 그 이후에도 소매치기인 줄 눈치 못 채고

'저 싸가지없는 년들이 엄마를 왜 밀쳐?!'

하고 씩씩대고 있는데 그 와중에 엄마 배낭이 열려있었다!

 

(사실 여행 내내 엄마가 자꾸 배낭을 열고 다녀서 이때도

그것 때문에 타깃이 된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도둑년들이 열었을 수도 있겠다 싶음)

 

우리 가족 모두 놀랐는데 아무래도 엄마가 너무 놀라고

떨려하셨고, 그래도 다행히 사라진 귀중품은 없었다. 

그 와중에 엄마도 대처를 나름 잘하신 게

앞에 여자애가 막 밀치면서 그딴 질문을 하기에

너무 당황해서 '아 돈 노!!!' 하고 소리 질렀다고 했다ㅋㅋㅋㅋ

 

그래서 엄마는 앞에 도둑년을 밀치고 나왔고

그때 내가 타이밍 좋게 뒤에 도둑년이

그냥 싸가지없는 년인 줄 알고

째려보면서 엄마를 꺼내왔던 것.

 

쟤네들은 정말 천상 도둑인 게, 엄마한테서 물건을 훔치는걸

실패했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바로 그 칸에 있는 어떤

남자분 지갑을 슬쩍하다가 걸려서 남자가

지하철에서 끌고 내려서 지갑 내놓으라고 소리 지르더라.

 

그 와중에 일행은 걸린 여자애 버리고 바로 튐...ㅎ...

도둑년들의 우정은 정말 끈끈하군!

 

아무튼 파리에서는 나한테 말 거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상황이 이상하다면 더 또라이인 척하면서

빠져나오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인듯하다.

 

도둑이라고 진심으로 화내면서 상대하면 위험하니까

그냥 도둑이 더 당황하게 이상한 행동 하면서 멀어지는 게 

최선책인 듯.

 

만약에 내가 혼자 있는데 저 수법에 걸린다면

헬리콥터처럼 회전하면서 소리 지를 것 같다.

위용 위용 도둑경보 발령 도둑경보 발령

Voleuse!!! Voleuse!!!

 

-그렇다면 소매치기는 어떻게 예방하는 게 좋을까?-

 

보통 파리에서 관광을 한다면 1호선을 위주로

메트로를 타게 될 것이다.

 

1호선에 관광지로 유명한 콩코드, 루브르, 오르세등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파리에서도 나름 체면 치례를 하는 모양인지

1호선은 다른 낡은 호선들에 비해

비교적 쾌적하다. 스크린 도어도 있고 자동문임.

 

(한국에선 이게 당연하지만 다른 호선의 경우에는

스크린 도어는 커녕 문을 열려면 손잡이를 당기거나

버튼을 눌러서 내려야 한다.)

 

그래서 관광객 타깃으로 저렇게 도둑질을 하러 오는 경우가 있다.

(뭐 근데 파리 사는 친구들 말 들어보면

도둑은 관광객 현지인을 가리지 않음.)

 

1. 지하철 문 근처에서 휴대폰을 하지 말자.

 

위에 언급했듯이 1호선은 자동문이라

타이밍만 잘 맞으면 도둑질하고 문열릴 때 바로 튈 수 있다.

 

특히 문 옆에서 휴대폰하고 있는 사람의 폰을

확 낚아채서 지하철 밖으로 도망가 버리는 경우가 있다.

 

2. 지하철에서 내릴 때 휴대폰을 들고 있지 말자.

 

지하철 안에서 소듕하게 휴대폰을 꼭 간직하고 있다가도

내릴 때가 되면 행선지에 대한 걱정 때문에 

내리는 도중에, 내리고 나서 인파가 많을 때

휴대폰을 꺼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도 낚아채서 도망갈 수 있음.

 

내려서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 길을 찾아야 하거나

갈아타는 곳이 헷갈려서 다시 확인을 하기 위해 폰을 꺼내야 한다면

지하철에서 내린 다음 인파가 지나갈 때까지 잠시 기다린다.

그리고 벽면에 붙어서 사주경계를 하면서 휴대폰을 보도록 하자.

 

3. 배낭은 늘 앞으로 메자.

 

위에 언급했듯 지하철 안에서 타깃이 되는 게 아니라

타고 내리는 순간, 방심하는 순간을 노리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기 전부터 배낭을 앞으로 메고 있는 게 좋다.

 

예방?

 

나는 보통 파리에 갈 때 눈 속임용 에코백과 크로스로 맬 수 있는

작은 손가방을 챙겨간다.

손가방에는 중요한 물건, 휴대폰 지갑 신분증을 넣어두고

외투 밑에다가 착용하서 겉에서 보이지 않게끔 하고,

겉에는 싸구려 에코백 같은 걸 메고 그 안에다

박물관 팸플릿이나 물병등을 넣어둔다.

휴대폰은 매번 손가방에 넣었다 뺐다 하기는 번거로워서

주머니에 넣어두는 대신 손에 꼭 쥐고 있는다.

 

그리고 옷은 그냥 허접하게 입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지 않고

'나는 알바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파리지엔느...

하.. 파리에 사는 건 정말 지쳐...'라고 생각하고

삶에 지친 파리지엔느에 빙의해서 현지인인 척한다.

 

아마 관광객 티가 나는 게 옷차림보다는

여기저기 두리번거리고 얼타는 경우에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잘 모르는 곳이라도 '난 여기서 10년 산 토박이,

어우 지긋지긋해!'라는 마음가짐으로 당당하게 돌아다니자.

 

소매치기를 당한 경우

 

생각보다 소매치기하는 놈들이 허접해서

소매치기를 당한 직후에 눈치채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지하철 내부에 있는 비상버튼을 누른다.

(호선마다 다르니까 자주 이용하는 호선을 미리 체크해 두도록 하자.)

 

이 버튼을 누르는 경우 지하철은 즉시 멈추고

문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열리지 않는다.

 

(파리에 사는 친구가 지하철을 탔을 때 어떤 현지 남자가

소매치기를 당한 걸 눈치챘고, 바로 저렇게 행동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도둑이 어린 소녀들인 경우에는 저렇게 대처가 가능한 듯.

휴대폰 훔친 걸 떨어뜨려서 남성분이 같은 칸 사람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같이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다행히 바닥에 떨어뜨린 휴대폰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함.)

 

만약에 이미 도망갔거나 뒤늦게 알아챘을 경우는...

물건을 되찾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물건을 훔친 건 도둑이지만 물건을 잃어버린 후의

경제적 손실, 허무함, 불편함 등은 온전히 자기 자신의 것이고

누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좀 과하다 싶어도, 유난인 것 같아도 미리 조심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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