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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여행/파리

파리에서 한국의 역사 직지심체요절을 보다 : BnF exposition <<Imprimer!>>

by 거품벌레뽀글뽀글 2023.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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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오면 친구가 꼭 같이 보자고 했던 전시였다.

BnF라고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열리는 전시인데,

무려 한국의 역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인쇄물이라는

직지심체요절을 공개한다는 것.

 

물론 전시 제목 자체가

"인쇄! 유럽의 구텐베르크"라서

유럽의 인쇄 역사에 대해 전시하는 김에

우리 도서관의 소장품인 직지+기타 동양 활자본

끼워서 보여준다는 인상이 슬쩍 들긴 했지만,

 

그래도 학교 교과서에서만 보던 직지심체요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흔치 않은 기회임은 틀림이 없기에

전시 마지막날 도서관을 방문했다.

 

 

프랑스 파리 국립 도서관 BnF

 

 

 

 

도서관이라고 해서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건물이 진짜 웅장하다.

 

 

 

 

유럽 구텐베르크 역사 전시

 

 

 

 

 

입장하면 이렇게 인쇄물의 역사에 대해 쭉 나와있는데

박병선 박사님의 연구와 노력 덕분인지

이제 '중국보다 한국이 먼저라고!!!'라고 외치지 않아도

한국의 인쇄물도 활자본의 시초라는 것이

이렇게 잘 알려지고 있다.

(물론 한국 직지가 최초라고 쓰여있지는 않고

중국&한국에서 시작되었어~라고 적혀있긴 하지만 이게 어디야)

 

 

 

 

 

한국의 인쇄술

 

 

 

그래도 이렇게 직지가 전시되어 있는 곳에 이렇게

직지의 역사에 대해서 상세하게 적혀있다.

 

 

 

전시관의 직지심체요절

 

 

드디어 직지심체요절 등장!!!!

아무래도 책이 한 권이다 보니 전시품이 이게 끝인 건

이해가 가지만, 다른 페이지를 좀 사진이나 복사본으로

여러 장 전시를 해줄 순 없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한쪽에 직지 연구자를 인터뷰한 영상도 있고,

나름 직지심체요절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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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심체요절 표지
항상 교과서에서는 책 내부만 봤어서 표지가 궁금했었다. 난 미처 생각 못했는데 표지까지 찍어서 보내준 효연니 고마워용

 

 

 

일단 직지는 전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한 10프로 정도이고,

입구에서 이렇게 직지를 본 후로는

쭉~~~ 프랑스/독일등 유럽의 인쇄 역사에 대한 전시품들만

가득하다.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했지만

인쇄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코너가 있었는데,

반대로 적혀있는 커다란 알파벳들을

대형 활자판에 올리면 반대편에 있는 거울을 통해서

글씨를 읽을 수 있는 원리였다.

 

사진을 남기지 못한 이유는

한 커플이 거기서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듯이

비장하게 정치적인 메시지를 열심히 알파벳으로 조립하고 있었기 때문...

하... 시위도 많이 하는데 거기 나가...

 

 

 

중세시대의 웃긴 표정들
중세시대 특유의 그로테스크함과 표정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들을 보는 나의 표정)

 

물론 사람들이 어떤 의견이 됐던 간에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좀 장소를 가려서 했으면 좋겠다.

 

아무튼 중세시대 인쇄물들, 특히

그 시대 그림들도 아름답고,

그땐 다 목판화나 에칭 기법으로 직접 손으로 다 깎아서

찍어낸걸 텐데도 그림의 섬세함이 정말 대단했다.

 

 

 

종교 삽화

 

 

 

아 그리고 전시실 앞에 방명록이 있었는데,

직지를 전시해서 그런지 거의 한국어였다.

 

그런데 직지 내놔라,

직지에 흠집 나면 가만 안 둔다 등등... 

솔직히 남들이 보기에 민망한 문구들이 잔뜩 적혀있었다.

게다가 하나같이 왜 이렇게 다 악필에 큼직하게 써서

자리만 차지하는지.

 

이렇게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고 가치가 있는

한국의 유산이 외국에 소장되고 있다는 건 안타깝지만,

직지는 약탈품이 아니다.

 

단순하게 '우리나라 건데 왜 니들이 가지고 있어? 내놔!'

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고, 한국의 유산이기 때문에 다시 한국 땅으로

돌아오길 소망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프랑스가 직지를 돌려줘야 하는 역사적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타국에서 가치를 빛내지 못하던 물건을

온갖 수고로움을 이겨내시고 연구해서 알린 박병선 박사님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한국의 역사와 업적이 잘 알려지길 바란다면

저렇게 잘못된 지식으로 비난하는 일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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