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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학생의 삶/나만의대나무숲

~프랑스 택배사 황금고블린에게 내 택배가 인질로 잡힌 건에 대하여~

by 거품벌레뽀글뽀글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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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남자친구 부모님이 우리 둘한테 노엘 선물을 사주겠다고 하셨고,

이미 이번 여름에 초대받아서 신세도 지고 + 기대하지도 않았던 생일 선물까지 받아서

나도 이번엔 변변치 않더라도 꼭 뭐라도 드리고 싶었다.

엄마한테 이야기하니 엄마가 최근에 알게 된 맛있는 한과집이 있으니, 정말 오랜만에

필요한 걸 말해주면 겸사겸사 한과와 함께 프랑스로 택배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사실 엄마는 자주 '필요한 것 있으면 말해! 택배 보내줄게~'라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했던 이유는,

국제 택배를 순탄하게 받아본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다르겠지.. 남자친구 집에 룸메가 24시간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택배를 놓칠 일도 없겠지, 싶어서 남자친구 집 주소를 알려주고 택배를 기다렸다.

 

그런데 아뿔싸... 택배에다가 내 이름이 수취인 성함으로 적혀서 온 바람에,

택배 기사 입장에서는 내 이름이 적힌 초인종도 찾을 수가 없었고,

하필이면 그 때 내가 스트라스부르그 당일치기 여행을 갔었기 때문에 택배기사의 전화도 놓치고 말았다.

 

이때부터 불길했지만 사실 화가 나지는 않았다. 100프로 내 실수였기 때문이다. 누굴 탓할 일도 아니었고.

문제는 보통 수취인 부재중이면 택배기사가 다시 재배송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쪽지 같은 것을 두고 가는데,

이번에는 내 이름이 적힌 집도 찾을 수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것도 없었다.

이 때가 12월 16일, 토요일이었다.

 

12월 18일 월요일 아침 일찍 내가 크로노포스트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자동응답기의 숫자 미로 속에서 실제 상담원과 연결되는 것 자체가 복잡했지만, 그래도 그 정도는 예상했어서 괜찮았다.

상담원도 말도 계속 절고 딱 들어도 '넵 저 일 엄청 못합니다^^' 라는 티가 철철 흘렀지만,

그래도 어찌 어찌 상황 설명을 잘했고, 상담원은 당일 월요일 오후에 같은 주소로 재배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수취인 이름이 달라서 바꿔줄 수 있냐고 물었지만 그건 어렵고 대신 내 폰번이랑 멜주소를 받아갔다.

(근데 어차피 택배에도 번호가 있고 메일도 등록되어 있는데 뭔 상관일까???)

끊기 전에 재배송 메일을 곧 받을거라고 했는데, 화요일까지 메일을 받지 못했다.

아마 내가 불러주는 메일 주소 스펠링을 틀리게 받아 적었을 것이라고 추정됨.

 

아무튼 화요일까지 똥줄타면서 하루종일 택배기사의 전화와 재배송을 기다렸지만 택배가 오지 않았다.

(솔직히 월요일 아침에 나보고 '오후에 재배송 가능해요'이라고 했을 때 안 믿었고, 그래서 화요일 하루를 더 기다림)

 

그래서 12월 20일인 수요일 아침 일찍 고객 센터에 다시 전화함^^

이때는 좀 빠릿한 상담원이 받았다. 목요일에 재배송이 가능하다고 약속받았고, 이번에는 제대로 재배송 안내 메일도 받았다.

하지만 목요일에 재배송은 오지 않았다.

이때부터는 좀 빡치기 시작.

 

다음날인 12월 22일 금요일 아침에 남자친구에게 도움을 청했다. 현지인이 말해주면 좀 달라지는 게 있을까 싶어서.

아침에 다시 전화하려고 일어나보니 아주 성실하게도 크로노포스로부터 'ㅠ 1월 1일까지 택배 안 찾아가면 반송이에욤ㅠ'

라고...ㅋㅋㅋㅋ 와 있어서 극대노함. 이딴 문자 보낼 시간에 택배 보내주면 되잖아요???

 

금요일 아침에 전화를 총 3통 했는데, 첫 전화에서 상담사가 갑자기 말을 바꿔서 이런 경우 (택배 창고에 택배가 돌아오는 경우)는

무조건 재배송이 불가능하고, 택배 창고에 수취인이 직접 와서 수령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솔직히 택배 창고가 버스 타고 30분 거리이기만 했어도 내가 더럽고 치사해서 그냥 직접 갔을 거다.

하지만 문제는 택배 창고가 내가 사는 곳에서 무려 40km 넘게 떨어져 있고,

가려면 하루에 몇 대 없는 기차를 타야 하고, 기차역에서 40분을 걸어야 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곳에 있었다...

 

이때 정말 멘붕 그 자체였다.

저렇게 갑자기 말을 바꿀 거면 나는 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희망고문을 당한 거지? 차라리 일찍 알려줬으면

배송 수령은 포기하고 미리 찾으러 갔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늦었다. 나는 남자친구와 함께 24일 일요일에 기차를 타고 

남친 부모님 댁에 가야 했고, 이쯤 되면 초반에는 내 잘못이었다고 쳐도 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만큼 했고, 택배사 측에서 

나에게 두 번이나 거짓말을 한 수준인데 내가 기차값까지 내고 왕복 네 시간을 택배를 찾으러 가야 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도 이 얼탱이 없는 상황을 상담원에게 설명했지만 뭔 갑자기 단호박을 드셨는지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그 정도로 깐깐하고 엄격한 택배사면 배달도 빠릿빠릿하게 하라고....ㅋㅋㅋ 하...

 

그러다가 나중에 상담원이 '너희 사정은 알겠다. 나도 이게 정상적인 상황인 것은 알겠지만,

매뉴얼상 어쩔 수가 없다.' (아니 그럼 월요일 수요일에 상담해 준 사람들은 산업스파이었던 거???)

'차라리 택배 창고에 직접 연락을 해봐라'라고 했고 끊었다.

 

하지만 짜잔! 알고 보니 택배 창고 번호는 크로노포스트 서비스 센터 전화번호랑 똑같았고요?

상담원이 그걸 몰랐을 리가 없는데.. 상황 모면을 위한 거짓말을?^^

그래서 그냥 서비스 센터 번호로 다시 걸었다. 그리고 다시!!! 상황 설명을 했고, (노엘 선물도 들어있다고 읍소함)

이번에는 상담사가 직접 택배 창고 쪽에 응급한 재배송이라고 메일을 보내주기로 했다.

(하지만 월요일 수요일에도 똑같이 했을 거였잖아. 뭐가 달라지는데..?)

그리고 메일이 잘 갔다면 내 수취인 메일로 재배송 알림 메일이 올 거라고 했다. 수요일 때처럼^^

 

암튼 전화를 끊고 약 한 시간 반정도 기다렸는데 메일은 오지 않았다.

남친이랑 나랑 개빡쳐서 다시 전화함.

이번에도 다시~^^ 상황 설명을 하고, 똑같은 대화가 반복되고, 또 재배송 관련 메일을 보내준다고 해서

이번엔 개킹받은 남친이 'ㅇㅋ그럼 메일 받을 때까지 전화 끊지 말아 줄래? 아까도 메일 보내준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안 왔거든' 이러고 결국 제대로 재배송 메일을 받았다.

이번에는 토요일에 집 근처 Point Relais(몇몇 상점이 택배를 대신 수령해 주는 것)으로 재배송을 받기로 했다.

 

뭐 당연히 토요일에 택배는 오지 않았다.

 

웃긴 건 그렇게 단호박처럼 반송시켜 버린다고 했는데, 현재 글 쓰는 시점인 1월 4일 목요일인 오늘까지도

반송 관련된 메일이나 연락은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단 한통도 오지 않았으며

택배 조회 내역도 23일에 Point Relais에 배송해 주겠다는 내역 거기서 멈춰서 업데이트가 없었다.

 

여기서 진짜로 욕먹어야 할 사람들은 사실 상담사들이 아니다. 엄밀히 따지면 월. 수 상담사들은

거짓말을 했다기보단 (금요일 상담사말이 진짜라면 매뉴얼도 모를 정도로 일을 매우 못하는 사람들이겠지만?!

거짓말한 게 맞는 게 되지만!!??^()^) 이 사람들은 그냥 재배송 내역을 택배 창고에 전달하는 것뿐이다.

문제는 무슨 남에 택배를 한 번 못 받았다고 황금고블린처럼 도시에서 40km에서 떨어진 곳에 족족 쌓아두고

회사에서 재배송하라고 하는 것까지 무시하는 더러운 택배기사들이겠지 :)

 

그래서 결국 현재 내 택배는 정말 반송이 된 건지 아니면 그냥 거기 쌓아둔 택배들과 썩어 들어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번주 월요일부터 전화해서 확인했어야 하지만 난 그으렇게 엄격하고!!!! 매뉴얼에 철저한!!! 택배사면 바로

1월 1일에 반송시켰을 줄 알고 포기했었지?! 뭐 저런 게으른 쓰레기 월급루팡들이 1일에 일을 했을 리는 없고,

넉넉잡아 이번주내로는 반송 관련 메일이 엄마나 나한테 올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아무런 소식도 없다.

 

내일 아침에 전화해서 물어보고, 만약에 토요일에 찾으러 갈 수 있다고 하면

택배 원정대가 되어서 기차 타고 산 넘고 물 건너 택배를 찾으러 가야 한다. 

 

 

+업데이트

1월 5일 금요일인 오늘, 택배사 서비스 센터에 다시 전화를 했다. 이젠 외워버린 내 택배 번호를 상담사에게 알려주고

대충 상황 설명을 했다. 솔직히 별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냥 40킬로 기차 타고 와서 가져가야 한다고 우기던가 또 재배송을 가장한 거짓말을 하겠지...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상담사가 내 택배 내역을 보더니 이건 정상이 아니라고 했다.

(물론 그도 그럴 것이 택배 내역만 보면ㅋㅋㅋ 18일부터 무려 3번이나 재배송 예정이라고 찍혀있지만 여전히 택배는 못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에게 이 택배에 어떤 물품들이 들어있는지 물어봤고, 나는 최대한 불쌍하게 말했다. "ㅠㅠ한국에서 엄마가 직접 보내준 노엘 선물이랑여.. 과자랑ㅠ 제가 의약품이 필요해서 연고도 들어있구ㅠ(뻥임 걍 여드름 톡톡이임)" 뭐 이런 식으로ㅋㅋㅋㅋ 이 뒤에는 상담사분이 뭐라고 굉장히 상세하게 설명을 해줬는데 프랑스 생활 5년 차지만 여전히 5세 유아 수준의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나에게는 너무 버거웠다. 

마침 남자친구가 재택근무하는 시간이라 전화를 바꿔줬고 뭐라 뭐라 다시 상담사분한테 설명을 듣더니 끊었다.

 

결론은 내 택배는 현재 사라진 상태다. 어디 있는지 추적도 안 되는 상태. 그러니까 여태 상담사들이 계속 재배송 요구를 보냈지만

택배 기사가 무시하고 재배송을 하지 않은 것도 상당히 구린 부분이었던 것이다. 상담사는 택배 창고를 열어서 직접 택배를 찾고,

이 택배가 정말 사라졌는지, 파손되었는지, 내부 조사를 열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내사는 최대 48시간정도 걸릴거라고 했다.

지금이 금요일 오후고 주말은 쉬니, 월요일부터 내사가 들어갈 것이고 화요일에는 택배의 행방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만약 정말로 택배가 파손되거나 분실된거면 나에게 택배 내용물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줘야 했기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물어본 것이다.

 

현재로써는 택배를 받지도, 심지어 어디에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지만 마음은 좀 후련하다. 드디어 제대로 일하는 상담사를 만났고,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일을 제대로 안한 택배기사도 좀 조져졌으면 좋겠다.

이것때문에 정말 기차까지 타야하나, 널널하고 길고 긴 기차 시간을 보면서 한숨 푹푹, 스트레스까지 팍팍 받았는데 마음이 편하다.

(상담사분이 내가 이것때문에 그 멀리 떨어져있는 택배 창고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하긴,

택배가 어디있는지도 모르는데ㅋㅋㅋㅋㅋ) 이제 맘편하게 다른 바쁜일을 하면서 화요일에 연락을 기다려야겠다.

 

+1월 9일 화요일 상황 추가

아침 11시즈음에 크로노포스트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제 서비스 센터 번호도 다 외웠다하하) 

결론은 택배는 택배 창고에 계속 있었으며, 이 택배를 찾으려면 반드시 지들이 있는 곳으로 와야한다는 것이다.

하... 진짜 얼탱이가 없었다. 내사 한다며? 차라리 난 택배가 사라졌어도, 제대로 포멀하게 택배가 사라졌고 책임자는 누구누구 택배기사다.

이런 경우는 어떤식으로 징계가 내려지고 해당 택배기사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라고 말만 했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그런데 거창하게 인베스티게이션^^한다는 말과는 다르게, 또다시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소비자에게만 상황을 떠넘기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 프랑스놈들한테 내사, 책임, 성실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었나보다.

 

너무 분노가 차올라서 '너 내 택배 내역 봐서 알겠지만, 지난 3주동안 난 내 택배를 찾기위해서 서비스 센터에 정말 여러번을

전화했고, 그때마다 니 동료들은 재배송을 해주겠다고 약속했어. 그런데 이제와서 절대로 재배송은 불가능하고 왕복 네시간 걸리는 거리를,

이미 택배 비용까지 다 지불한 내가 또 기차 왕복비를 지불하고 기차역에서 40분이나 걸어서 너네 창고로 내 택배를 찾으러 가야한다고?

그럼 여태 니 동료들은 메뉴얼에 따라 보내지도 못할 택배를 나한테 다시 보내줄 수 있다고 거짓말한거네? 그냥 그 순간에 상황을 모면 하려고? 책임지는 사람은 어디있는거야? 이거 조사한거라며? 내 잘못도 아닌 상황에 왜 내가 책임을 져야하고 문제를 해결해야하는거야?

너 이거 지금 완전 말도 안되는 상황인건 알고있지?' 라고 다다닥 쏘아붙였다. 

그래도 마치 자동응답기마냥 '응~ 해줄수있는거 없어~' 시전.

후에 '그 대단히 엄격한 너희의 메뉴얼에 따르면, 1월 1일날 내 택배는 반송될 예정이었는데 반송도 안됐네? 그럼 언제 반송하는 거니?' 라고 비꼬았더니 태연하게 이번주 주말까지 안찾으러 오면 반송한다고 했다.

너무 화가나서 'Merci라고 내가 너한테 말 못할 건 알고 있겠지! 고마워할 상황이 전혀 아니니까! 좋~은 하루나 되라!!!!'

하고 전화를 팍 끊어버렸다.

 

그렇지만 싸데뻥의 나라답게 (싸데뻥 : 원래 뜻은 '그때 그때 다르다'인데, 보통 행정이든 어디든 일정한 메뉴얼 대응이 아닌 직원에 따라 그때그때 대응이나 해결방법이 달라짐을 말함. 프랑스 비꼬는 표현. 유학생들끼리 '아니 프랑스 존나 싸데뻥이야' 라고 말하고는 한다.) 혹시 다른 직원이 받으면 좀 대답이 달라질까 싶어서 다시 남친 찬스를 써서 오후에 전화를 걸어봤다. 하지만 마치 이제는 전남친의 회유에 마음 돌리지 않겠다는 듯, 굳게 마음먹은 여자처럼 한결같이 재배송 불가능이라는 답변만... 당연히 남친도 개빡쳐서 엄청 따졌는데, 솔직히 더 분노만 차오를 뿐 상황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대답이 달라지는 건 아니었으니까.

 

전화를 끊고 남자친구가 이 상황이 상당히 답답했던지 렌트카 대여를 알아봤다. (면허증은 있지만 차 운전하는 거 싫어한다고 했는데... 택배 찾으러 같이 가자고 할 때는 죽어도 싫다더니, 살짝 감동쓰) 일단 렌트카 업체에 회원가입은 해뒀는데 업체측에서 서류 검토하고 승인하는데 최소 이틀은 걸릴 예정이라,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프랑스는 진짜 총기가 불법이라 참 다행인 것 같다. 파업이나 시위에 쓸 용기와 에너지 조금만 모아서 다같이 크로노포스트에 화염병 들고 가면 참 좋을텐데. 아마 이번주내로 택배가 정말 반송이 될지, 차타고 예정없던 드라이브를 하며 택배를 정말 찾으러 갈지, 결정될 것 같다.

마지막 업데이트는 이번주 주말이 될 듯.

 

 

+마지막 추가글

하루 뒤, 렌트카 업체로부터 서류 허가가 나서 그 다음날 남자친구가 회사에 연차를 내고 같이 차를 빌려 산넘고 물건너 택배를 찾으러 갔다.

처음으로 차 네비게이션 역할을 해서 중간에 실수를 좀 하긴 했지만 아무튼 잘 찾아갔다. 길고 긴 기다림과 분노를 지나서 드디어 택배를 찾는구나 싶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택배 수령 창구에 가서 택배를 보여주니 어제 택배기사가 반송하러 가져갔다고 했다.

하... 그 순간은 진짜 그냥 다 허탈하고 빡쳐서 눈물만 나오려고 했다. 진짜 이 새끼들은 하라는 택배 배송은 제대로 안하고 택배 반송은 이렇게 미리미리 철저하게 한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달이나 지나서 쓰는 건데 지금 생각해도 개빡친다.

통화했을 때 분명히 택배가 이번주 토요일까지는 가지고 있다가 안 찾으러 오면 반송될거라고 했고, 목요일이었으니까 당연히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차까지 빌려서 왔더니 이렇게 뒤통수를 맞았다.

서비스 센터에 다시 전화해볼까 했지만 어차피 반송처리 된 마당에, 저렇게까지 내가 택배를 찾으려고 발버둥쳤을 때도 도움이 안됐던 서비스 센터가 이제와서 유의미한 도움이 될까? 절대 아닐것이다. 전화해봤자 또 홧병만 도질거같아서 그냥 이후로 아예 손을 놨다.

솔직히 반송처리 한다고 해서 이 무능한 택배사가 한국까지 반송을 제대로 하기나 할까? 싶었고....ㅎ

 

그로부터 약 2주뒤에 프랑스 여행을 마친 내 택배는 다시 한국에 부모님집으로 도착했다. 반송요금까지 내라고 하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조지고 말리라. 라는 생각이었는데 마지막의 양심은 있던 모양인지 반송비용 청구는 하지 않았다. 시스템상 수취인이 아닌 발신인이 항의를 해야하는데, 엄마가 굳이 하고 싶어하지 않으셔서 하지 않을 예정이다. 

웃긴건, 택배가 반송 도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멍이 뚫려있고, 그 구멍을 막느라 택배 박스 전체가 랩같은 비닐로 칭칭 감겨서 왔다고 했다. 게다가 엄마가 택배박스에 넣지 않았던 정체불명의 솔가 영양제까지 덤으로(??) 들어있었다.

아마 어느 시점인지는 몰라도 택배를 거칠게 다뤄서 구멍이 났고, 다른 택배들도 비슷한 상황이라 흘러나온 물건들을 대충 아무데나 넣어둔 듯 하다. 진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이렇게 성실하게 무능할 수 있다니, 이젠 그냥 웃겼다.

솔가 영양제 개봉전 비닐 씰도 제대로 붙어있는 새제품이라, 엄마가 찾아보니 몸에 좋은거라며 그냥 챙겨드시겠다고...ㅋㅋㅋㅋㅋ

암튼... 이렇게 택배는 고향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을 끝이났다.

택배 안에 들어있던 한과는 엄마랑 아빠가 맛있게 드시고 계신다고....^^ 양이 너무 많아서 주변에도 나눠준다고 했다ㅋㅋㅋㅋㅋ

크로노포스트야~~~앞으로도 쭉 무능하고~~~ 유병장수하렴~~~~

 

 

 

 

 

 

 

 

크로노포스트 택배 창고의 수령 창구.

도착해보니 이미 이 곳에 택배를 수령하러 온 사람들의 차가 은근 많았다.

솔직히 이 택배사 일하는 꼬라지가 개판이라

이렇게 수령 창구가 제대로 있다는게 놀라웠음ㅋ

저거 찍을 때는 내 차례 기다리는 중이라 택배를 기다리는 설레임이 가득했는데...

결국 눈물로 끝나벌임 하하하하

 

 

 

 

 

 

택배반송이 미안했는지 덤으로 넣어준ㅋㅋㅋㅋㅋ

솔가 셀레니움 영양제....

누군지는 몰라도 님 영양제는 한국에 있습니다...

 

 

 

~~또 다른 택배썰을 원하신다면 밑의 글을 추천합니다람쥐~~

 

2023.09.08 - [나만의대나무숲] - 한국에서는 상식인 일이 프랑스에서는 비상식 (욕이 많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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