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십 대의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보내기도 했고 그런 만큼 꽤 여러 도시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방문해 볼 수 있었다. 어학시절을 보냈던 푸아티에부터 현재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는 메츠,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가장 유명한 스트라스부르그와 스키의 도시 그르노블 그리고 파리까지.
(생각해 보니 벨기에 브뤼셀 크리스마스 마켓도 가 봄)
사실 귀찮아서 한 번에 비교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정보를 넣다 보면 각각 도시마다
글이 좀 길어질 것 같기도 해서 시리즈물로 도시 하나 씩 리뷰 겸 정보글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첫 글은 프랑스의 도시 중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유명하고 유명한 도시 파리다.
-크리스마스 마켓 파리 편-
20대의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보냈지만 파리에서 살지는 않아서 그런가,
작년 겨울에 처음으로 파리의 크리스마스 마켓 두 곳을 방문했다.
파리는 도시도 크고 관광객도 많은 곳인 만큼 여러 곳에 크고 작은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다.
개인적으로 각 크리스마스 마켓마다 특징이 매우 달라서
기호에 맞는 마켓을 찾아가고 싶거나 날짜, 운영시간등을 체크하고 싶다면 인터넷에
"Plan Marché de Noël + 도시 이름 + 해당 연도"로 검색하면 된다.
튈르리 정원 크리스마스 마켓
개인적으로 엄청 실망했던 튈르리 크리스마스 마켓. 내가 듣기로는 원래 가장 큰 마켓은
파리 시청 앞에서 열리는데, 이번 연도는 시청 앞 공사 때문에 튈르리 공원으로 옮겨졌다고 했다.
나름 가장 유명하다는 스부 마켓도 가보고, 또 앞으로 시리즈에 나올 테지만 매년 엄청나게 힘주는
메츠 마켓도 겪어본 나로써는 "관광객이 가득한 대도시 파리의 마켓은 얼마나 대단할까!?" 하는 기대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근데 아무래도 이 기대 때문에 더 실망감이 컸을 듯...
튈르리 정원 마켓은 진짜 딱 "관광객님덜~ 와서 돈이나 쓰고 가셔~^^" 라는 느낌이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그 지역의 특산물도 맛보고 지역 관광 상품이나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장식들을
살 수 있는 소소하면서도 따뜻하고 그러면서도 화려하고 반짝이는!!! 그런 곳인데...
튈르리 정원 한 편에 원래 관광객들을 위한 작은 놀이공원이 있는데 뭐 엄청난건 아니고
관람차, 바이킹 같은 놀이기구 몇 개 그리고 인형 뽑기 트럭(총 쏴서 맞추면 상품으로 인형을 주는 그런..)등이 있는
반짝뽕짝쿵짝한 곳인데 거기에 마켓이 섞여 들어온 형식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마켓 특유의 따스운 분위기보다는 너무 자본주의스러웠다. (보이지 않는 손이 너무 잘 보여)
프랑스에 처음 와본 친구랑 온거라 '프랑스의 클수마스 마켓 진수를 보여주마...!' 하는 생각으로 같이 간 거라
더더욱 당황스러웠다... 마켓 규모 자체는 꽤 컸지만 들어온 가게들이 진짜 한 두 군데? 정도 빼고는 다 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친구랑 예쁜 오너먼트, 미니어처, 스노볼 같은 거 구경하면서 꺅꺅거리는.. 그런 즐거운 쇼핑을 상상했는데... 주룩..
걍 가서 핫도그나 나눠먹고 좀 구경하다가 나왔다...
콩코드 크리스마스 마켓
이게 바로 자본주의 파리의 크리스마스인가.. 싶고 너무 당황스러웠던 나.
시간이 좀 남기도 했고 근처 가까운 콩코드 크리스마스 마켓은 좀 다를까? 싶어서 가봤다.
근데. 진짜. 저 첫 번째 사진이 끝임. 가게도 세네 개 정도밖에 없었고 그것도 다 먹을 것 파는 가게였다.
그냥 저기서 번쩍이는 콩코드 구경하면서 레고 산타 구경하고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그냥 정원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둔 느낌)
뭐 남자친구랑 갔으면 고즈넉 반짝 어두컴컴하니, 나름 쪽쪽거리면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누릴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화려한 마켓을 보고 싶다면 콩코드 마켓은 비추. 빠아리의 로맨스를 즐겨보고 싶다면 추천.
나중에 인터넷에 찾아보니, 따듯 소소 반짝한 크리스마스 마켓을 가려면
Parc de La Villette - Place de la Fontaine aux Lions 에 위치한 라비예뜨 마켓 혹은
노트르담 성당 앞에 있는 노트르담 마켓에 가는 게 나을 것 같다.
알자스 음식을 즐겨보고 싶다면
Parvis de la Gare de l'Est - côté rue d'Alsace, Paris 10e에 위치한 알자시안 마켓도 추천.
시간&날짜 정보(2024년 기준)
튈르리 정원 마켓
12월 16일부터 이듬해 1월 1일까지
휴일 없이 아침 11시부터 저녁 11시 30분까지
**12월 24일~31일 동안은 저녁 19시 30분에 폐장)
알자시안 마켓
11월 29일부터 12월 15일까지
라비예뜨 마켓
11월 23일부터 12월 29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콩코드 마켓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 5일까지
개인적으로 파리의 다양한 크리스마스 마켓을 다 즐겨본 게 아니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지만
콩코드 마켓 + 튈르리 마켓만 따진다면
★★☆☆☆
참고로 파리라서 물가도 두 배는 더 비싸다. 메츠에서 군밤 작은거 3유로면 사는데
파리는 군밤 작은거 6유로더라.. ㅎㄷㄷ 메츠 시골쥐는 당황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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