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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여행/파리

파리 디즈니랜드 호텔과 레스토랑 후기 (사진 구림 주의)

by 거품벌레뽀글뽀글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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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나는 파리 디즈니 랜드에 세 번 가봤다. 

첫 번째는 막 프랑스에 어학 와서 사귄 한국인 친구 두 명이랑 '이때 아니면 언제 가보겠어~!' 하면서 어학원 방학 기간에 갔을 때였다. 이땐 진짜로 일생에 한 번 가본다고 생각했다. 엄청 비싸기도 했고.

두 번째는 작년 초에 프랑스로 여행 온 엄마랑 동생이 디즈니 랜드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갔었다.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인데, 100프로 공짜로 다녀왔다.

남친 할머니께서 온 가족(손자+증손자+그리고 그들의 애인까지)을 디즈니에 초대해서 같이 노는 게 꿈이셔서 엄청난 플렉스를 하신 거다...!

그리하여 꿈에도 못 꿔본 디즈니 호텔과 레스토랑까지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할머니 사랑해요~~~

 

 

일단 파리 디즈니 랜드에는 각기 다른 테마의 여러 호텔이 곳곳에 있다. 가장 유명하고 (아마도) 가장 비싼 디즈니 중앙의 분홍색 호텔부터 새로 지어진 마블 호텔까지. 이번에 우리가 머물게 된 곳은 고즈넉한 산림 속 휴양지 분위기가 가득한 Sequoia Lodge(세코야 로지)였다.

 

 

 

 

 

 

호텔 찾아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지하철에서 내려서 바로 디즈니로 입장한 다음 저 커다란 열기구를 찾으면 된다.(레고 샵 있는 쪽임) 열기구를 바라본 기준으로 왼쪽으로 틀어서 호수를 따라 쭉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마블 호텔이 나오고, 그다음에 세코야 호텔이 나온다.

난 이때 처음으로 저 구역에 가 봤는데 마블 호텔 쪽에 대왕 아이언맨 동상이랑 대왕 캡틴 마블(코믹스 기반)이 있으니 마블 팬이면 가보는 것도 좋을 듯?

 

 

 

 

(난 무슨 이무기 저주에 걸린 건지 디즈니를 갈 때마다 날씨가 구리다. 그래도 이번이 제일 날씨 괜찮았던 듯. 전체적으로 흐리긴 했지만 햇빛도 중간중간 났었고 막판에만 비가 왔었다.)

 

 

세코야 호텔에 들어가는 법은 두 가지가 있다. 위에 설명한 것처럼 호수를 쭉 따라가다가 호텔이 등장하면(왼쪽 사진) 바로 들어가면 된다. 그런데 구조가 특이해서 호텔 1층은 레스토랑과 기념품 샵만 있는, 실질적으로는 지하 같은 곳이었다. 리셉션을 찾으려면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로 2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원래 프랑스식으로 따지면 1층은 0층, 2층은 1층인데 외국인 손님들도 많은 곳이라 그런지 시스템이 미국식이었음) 

 

오른쪽 사진처럼 리셉션으로 바로 접근하고 싶다면 레스토랑 입구를 지나쳐서 오솔길 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한 5분 걸으면 된다. 오솔길 걷다가 맨 처음 나오는 입구같이 생긴 곳은 막힌 곳이니 쭉 들어가야 됨. 디즈니 입구에서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으니까 꽤 가깝다. 

 

 

 

 

 

 

리셉션 쪽으로 입장하면 이렇게 라운지가 나오는데 마치 온실 같아서, 바깥 날씨가 꽤 흐렸는데도 불구하고 후덥지근했다. 들어가자마자 땀나서 겉옷부터 벗었다. 사진 왼편에 보이는 데스크에 가서 체크인하면 된다.

 

 

 

 

 

체크인 하면 이렇게 밤비가 그려진 봉투 안에 방 인원수에 맞춰서 카드키를 주는데 이건 기념품으로 가져도 된다고 함ㅠㅠ

그리고 저 카드가 호텔방 카드키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디즈니 입장도 가능하다. 잃어버리면 절대 안 됨. 뒷 면에는 카드 주인 이름이 박혀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이렇게 백 룸 분위기 낭낭한 호텔 복도가 나온다. 난 호텔 특유의 반복적인 구조+정숙한 분위기가 참 좋다. 낯선 곳에서 일시적인 편안함을 느껴야 하는 묘함이 좋다고 해야 하나..? 이상한 사람 아님.

 

 

 

 

 

 

우린 두 사람인데 무려 더블배드가 두 개나...! 솔직히 호텔은 너무 비싸고 할머니가 이미 디즈니 티켓으로 돈을 많이 쓰셨을 게 분명해서, 호텔방은 큰 거 하나 잡고 다 같이 쓰려나? 했는데 커플당 방을 하나씩 잡아주셨다... 할머니 앞으로 한 일 년 동안은 파스타에 소금만 뿌려서 드셔야 하는 거 아니신지.. 살짝 걱정됨... 방 분위기는 좋았다! 욕조도 있어서 이 날 저녁에 오랜만에 뜨숩게 목욕도 했다.

 

 

 

 

 

 

세코야 호텔의 테마는 밤비인지, 방 곳곳에 밤비와 밤비 친구들로 장식이 되어있었다. 밤비들도 귀여우니까 호텔 분위기가 조금 더 채도 있게 뽀용뽀용해도 좋았을 것 같은데, 테마색이 좀 아쉽다.

 

 

 

 

 

작은 테이블에는 컵 네 개, 디즈니 로고가 그려진 코스터 그리고 물 한 병이 준비되어 있었다. 커피머신에는 캡슐 커피 세 개와 액체형 프림? 우유? 세 개가 있었다. 남친이나 나나 커피를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그런 거 꽤 관대한 양이라고 생각됨. 커피를 많이 드시는 할머니는 우리 방 오셔서 캡슐 하나 집어가심ㅋㅋㅋ 다만 의외였던 점은 웬만한 호텔에는 다 있는 미니 냉장고가 없었다. 아마 디즈니랜드에서 돈을 소비하게 하는 게 엄청 중요해서 그런지, 외부 음식 보관할 장소 자체를 차단해 버리는 듯하다. 찬 물 마시고 싶었는데..ㅠ

 

 

 

 

저녁에는 1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두 개 중 하나인 헌터스 그릴에서 식사를 했다. 메뉴는 따로 없고 뷔페식임.

 

 

 

 

 

그래도 명색이 블로거라서 메뉴판도 찍어옴. 모바일 버전으로 들어가서 클릭하면 크게 보일 거임.

 

 

 

 

일반 뷔페처럼 음식 종류가 엄청나게 많은 건 아닌데, 음식마다 퀄리티가 진짜 진짜 좋았다. 뵈프 부르기뇽은 진짜 입에서 살살 녹을정도로 부드러웠고, 사진에는 없지만 닭구이도 정말 맛있었다. 버터 옥수수는 내가 미치게 좋아하는 거라 두 번이나 먹음. 아무래도 난 생선은 구워 먹거나 날로 먹는 걸 좋아하는 아시안이라 소스와 함께 나온 연어 요리와 다른 생선 요리는 입에 맞지 않았지만 남친이 엄청 극찬하면서 먹음. 전체적으로 음식이 다 프랑스식이라 살짝 느끼해질 때쯤 피클로 입가심해주면 딱 좋았다. 크림 감자도 정말 맛있었고, 직접 썰어주는 스테이크는 살짝 질기긴 했으나 맛있었음.

음료는 콜라, 스프라이트, 아이스티, 커피 등이 기계에서 무한 제공됨. 메뉴에서 따로 추가금을 내고 칵테일이나 과일 주스, 맥주, 와인 등을 주문할 수도 있었는데 우리는 인당 음료 한 잔이 기본 제공이라서 난 파인애플 주스를 시켰다. 꽤 진하고 맛있었다.

디저트도 퀄리티가 너무너무 좋았다. 베리가 들어간 빨간색 젤리는 너무 쫀쫀하고 부드러웠다. 보통 젤리는 젤라틴이 들어가서 식감이 약간 후두둑 갈라지는 그런 느낌인데 저 젤리는 몽글몽글하게 퍼지면서 입 안에서 갈라지는 느낌이 하나도 없었다. 진짜 어케 만든 건지 너무 궁금함.

하얀색 판나코타는 우유 향이 엄청 진하고 굉장히 농후했다. 뷔페에서 제공하는 잼이나 과일 시럽을 곁들였으면 또 다른 느낌으로 맛있었겠지만 나는 오리지널한 맛을 즐기는 편이라 그냥 그대로 먹었다. 저렇게 우유 향만 가득하게 맛있는 디저트가 은근 흔하지 않기도 하고.

치아바타+코코넛밀크+망고퓌레가 들어간 디저트는 코코넛 때문에 먹다가 살짝 느끼하긴 했지만 그걸 망고 퓨레가 잡아주기도 했고, 베리 젤리를 먹으면 상큼하게 다시 입맛이 돋워져서 저 세 개를 돌아가면서 미친 듯이 먹었다. 배가 너무 불러서 베리 젤리를 하나밖에 못 먹은 게 정말 천추의 한임. 진짜 너무 만족한 식사였다.

 

 

 

 

이 날이 할머니 생신이어서 생일 케이크도 두 종류 맛볼 수 있었다. 저 동그란 건 다크초콜릿 케이크, 앞 쪽에 있는 납작한 케이크는 아이스크림과 머랭이 들어간 케이크였다. 머랭 부분은 너무 달았지만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맛있었다.

웨이터들이 생일케이크를 들고 오예~ 오예~ 하면서 등장하는데 너무 웃겼음ㅋㅋㅋㅋㅋ 아무래도 디즈니는 사람이 많으니까 흔히 있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 날 레스토랑에 생일자가 할머니 포함 세 명이나 있어서 퍼포먼스도 세 번이나 봄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딱히 특별한 퍼포먼스는 아니고 그냥 줄지어서 등장하면서 박수치고 추임새 넣어주는 게 다였다. 뭔가 적당 적당한 퍼포먼스... 디즈니인데 좀 더 분발하세요!!!

 

 

 

 

 

조식은 저녁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먹었다. 일단 계란이 진짜 부드럽고 간도 딱 좋아서 베이컨이랑 빵이랑 조합이 좋았다. 다만 저 중간에 있는 소시지는 걍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느낌? 토마토도 뷔페면 어차피 갓 나온 듯 따뜻하게 먹기는 어렵고 미지근하거나 차가워지니까 대신 간을 약간 세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좀 아쉬웠다. 훈제 연어랑 함께 먹는 딜 소스는 상큼하니 좋았다. 

가장 좋았던 건 무한 펜케이크 기계에서 나오는 펜케이크... 메이플 소스 푹푹 쏟아서 세 장이나 먹었다. 메이플 소스 마트에서 사려면 꽤 비싸서 이 기회에 여한 없이 먹었다.

과일은 파인애플, 오렌지, 자몽, 과일 샐러드(사과, 오렌지, 망고 등등이 섞임) 이렇게 네 종류가 있었다. 그중 과일 샐러드는 안 신선하고 사과 빼고는 다 섞여서 니 맛도 내 맛도 아니라 별로. 하지만 전날 저녁에 똑같이 나왔던 과일 샐러드는 나름 신선하고 안에 들어간 망고도 뭉개지지도 않았어서 전날 만들어 둔 걸 아침에 또 주는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었음.

 

조식은 아침 7시부터 11시까지, 그리고 퇴실은 아침 11시 30분까지였다.

 

호텔에서 단순히 머물거나 식사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이벤트도 많이 열리는 듯 했다. 조식 먹으러 가면서 보니 아이들이 바구니를 들고 호텔 곳곳에 숨겨져 있는 달걀들을 모으고 있었다. 부활절 기념 이벤트였던 것 같다. 그리고 레스토랑으로 내려가는 계단 바로 옆에 디즈니 캐릭터 (오리...같이 생겼는데 도날드덕은 아니었던 것 같고.. 모르겟음ㅠ) 가 직접 와서 아이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디즈니 호텔에서 묵게 된다면 꼭 머무는 동안 진행되는 이벤트를 잘 체크해서 즐기길 바람. 사진도 무조건 기다리면 찍어주는 게 아니라 선착순 또는 예약제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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