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헥 이 제품은 왜 이리 이름이 장황하고 긴 걸까!
마치 신도시 아파트 이름을 보는 것 같다.
피지는 기름으로 녹여야 한다.. 이 이론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꽤 많은 오일 클렌저를 써봤는데 그렇게 효과를 본 제품은 없었다.
(유명하다는 제품도 한두 개 써봤으나 메이크업 클렌징 그 이상의 의미는 못 느낌.)
얼만큼 짜서 어디를 어떻게 문질러라, 무슨 브러쉬를 써라, 물로 중화를 해라...
오히려 예전에는 이런 오일클렌져=피지지우개 라는 공식을 맹신하며 피부를 마구 문지르다가
피부 장벽이 무너지고 더 예민해진 적도 있었다.
기름 풍만한 피부이다 보니 유튜브로 많은 영상도 찾아봤지만... 그렇게 효과 본 피지 제거 방법은 못 찾았다.
아무튼 한국에 오면 올리브영이 보일 때마다 꼭 들어가서 구경을 하고, 아무래도 오일 타입 클렌저가
필요하기는 할 것 같아서 오일 클렌저 코너를 열심히 구경하다가 밤 타입 클렌저를 발견한 것이다.
몇 가지 다른 브랜드 제품들도 있었으나 이전에 구매한 식물나라 프로폴리스 오일이 꽤 좋았고,
가장 가성비가 괜찮은 제품 같아서 이 '제주 탄산수 모공 딥 클렌징 셔벗 밤(헥헥)'을 집어서 계산했다.
현재 사이트에서는 13000원 정가로 판매 중인데, 나 같으면 이돈주 고는 안 샀을 것 같다.
마침 세일 중이라 8900원 (기억이 맞다면)을 내고 샀다.
아 그리고 마치 스푼이 있는 것처럼 양심 없이 사진을 저렇게 찍어놨는데 스푼 안 들어있다.
나는 그냥 손톱으로 푸는데 위생이 중요하다면 베라 스푼이 딱 알맞다.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에 밤 타입이다 보니 무게도 매우 매우 가볍다.
프랑스로 짐을 이고 지고 가야 하는 입장에서 대만족인 부분!
열었을 때 플라스틱 덮개가 있는데 이런 거 귀찮아하는 입장에서 그냥 바로 버림^^
아 참고로 이건 두통째다. 첫 통을 다 쓴 건 아니고, 엄마가 써보고 너무 좋아하셔서
내가 새거 사다 드렸는데 엄마가 걍 새거 나보고 가져가라고 했다. 힝 엄마 사랑해
제형은 그래도 셔벗 밤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체온에 닿으면 바로 사라락 녹아내린다.
양은 엄지손가락 반만큼? 정도면 적당한 것 같다. 너무 적게 떠서 문질러도 피부에 자극이 간다.
매일매일 쓰는 건 아니고, 일주일에 한두 번 피부에 피지가 좀 차서 답답해지는 게 느껴지면
그때 듬뿍 퍼서 손바닥 체온으로 따뜻하게 마사지해준다. (아니면 색조 화장한 날에 조금 떠서 부분적으로 쓴다.)
특히 블랙헤드랑 화이트헤드가 많은 부분인 코, 콧등, 눈가와 볼, 턱을 중점적으로 문질러준다.
그리고 따뜻한 물을 조금 묻혀서 중화해 주면서 살살 마사지를 다시 해준다.
(이때는 오일이 물에 녹기 때문에 더 살살해줘야 피부에 자극이 안 간다.)
그리고 나서 평소 쓰는 클렌징 폼을 써서 남은 오일까지 닦아내면
정말 엄~청 개운하다! 피부가 숨을 쉬는 기분!
샤워가 아니라 세안을 하고 나서 이렇게 개운한 기분은 처음 느껴봤다.
특히 귀찮아서 한 이삼일 세안 안 하면 코에 오돌토돌 피지가 만져지는데,
이럴 때 이 셔벗 밤으로 문질문질 해주면 바~로 원래 피부로 돌아온다.
피부에 세안용 브러쉬같은건 자극적이어서 쓰기 싫어하는데 이런 것 없이도
이 정도 효과면 정말 괜찮다고 생각한다.
물론 블랙헤드나 화이트헤드가 완전 사라졌어용! 하는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다.
하지만 차오르는 피지와 각질 관리하기에 정말 안성맞춤인 제품이다.
내가 사랑하는 아하, 바하, 파하 같은 화학적 각질 제거 효과 있는 성분들이 들어가 있는 것도
각질 정돈과 피지 관리에 한몫하는 듯하다.
기존 액체형 오일 제품이 너무 자극적이거나 효과를 못 보는 분들에게
같은 제품은 아니더라도 이런 밤 타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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