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냥이가 털실을 주워먹고 탈이 났다.
백프로 주인인 내 잘못이지만 변명을 하자면 늘 자른 털실 조각들은 바로바로 치웠고, 털실뭉치는 ‘설마 이걸 먹겠어...?’ 싶어 적당히 가방에 넣어뒀었다. 근데 그걸 라면 빨아먹듯이 후루룩 먹고 직접 자르기까지 할줄은 몰랐지...🥲🥲🥲
안방에서 화상수업을 하고 있는데 냥이가 이상한 소리를 내기에 달려가보니 사료토+엄청긴 털실을 뱉어낸 상태였다. 너무 놀라서 학생한테 양해도 구하고 수업을 중지했다. 일단 냥이가 스스로 구토원인(털실)을 제거했기에 이제 괜찮겠지? 싶었는데 새벽 3시까지 두시간마다 한번씩 계속 구토를 하고(자정쯤에 심상찮아서 금식을 시작함) 그 이후부터 동병이 열리는 아침8시까지 한시간마다 한번씩 구토를 했다. 세번째 토까지도 구토에서 아주 작은 털실 조각이 나왔다. 나중에는 먹은게 없어서 물토를 하는데 약간 붉은색이라서 손이 너무 떨렸다. 이 거지같은 소도시는 응급동병이나 24시 동병도 없어서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냥이가 실시간으로 악화되는 걸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일단 구토할때마다 사진을 찍고 시간을 기록했고, 탈수가 걱정되어서 한시간에 한번씩 물을 아주 조금씩 먹였다. 냥이 스스로도 자기 몸이 나쁜걸 알았는지 한번도 안쓰던 숨숨집에 들어가있다가 토할 때가 되면 나와서 방바닥에 했다...ㅠㅠㅠㅠㅠ 하
아무튼 그렇게 피가 마르는 기분으로 아침에 동병문 열자마자 데려갔는데 당장은 진료가 어렵고, 냥이를 두고 가면 동병에서 돌봐주다가 10시 20분에 진료를 봐주겠다고 했다. 나는 알바를 11시에 가야해서 남자친구한테 부탁했다. 알바도 진짜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온통 냥이 생각뿐이었다. 진료를 보러간 남친이 상황을 전달해주었는데 일단 냥이가 스스로 털실을 뱉어낸게 정말 다행인 일이라고 하고, 혹시 몰라서 엑스레이를 찍었지만 특별히 발견된건 없다고 했다. 오히려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견되었다. 냥이가 변비라는 것이다.
사실 냥이의 변에 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일주일쯤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고구마같은 똥이 아닌 딱딱하고 작은 토끼똥같았다. 그저 ‘요새 간식을 너무 자주 먹였나보군’ 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평소에 먹이던 프로바이오틱스를 약간 더 먹이기 시작했었다. 생각보다 이게 심각한 문제였을줄은...ㅠㅠ애미가 미안하다...
(그리고 또다른 충격적인 소식은 냥이가 비만이라는 것이다... 아니 난 냥이가 아직 성장하는줄 알았...하....
게다가 3.7키로여서 그게 그렇게 비만인줄 몰랐고 겉모습도 배만 약간 나온 정도라..ㅠㅠㅠㅠ적어도 500그램은 빼야한다고..ㅠㅠ 사료도 나 무제한 급여했는데 하루에 40그램만 주라고 하심...)
수의사 선생님은 냥이에게 구토를 멈추게 하는 주사+소화를 촉진시키는 주사를 놔주었고 식이섬유가 중요해서 로얄 캐닌 가스트로인테스티널 화이버 리스폰스 400그램을 처방해주심. 찾아보니까 변비냥을 위한 사료로 이미 꽤 유명했다.
문제는 냥이가 냥생 처음으로 밥을 먹고 탈이 나서 그런가 병원을 다녀온 뒤로 물만 좀 마시고
밥 먹는 것을 거부했다. 동병에 간 날이 토요일이었고, 수의사 선생님이 주말 동안 똥을 제대로 싸지 못하면
월요일에 내시경을 해봐야할 수도 있다고 해서 정말 똥줄타는 상황이었다.
사료를 먹이려고 별 짓을 다해도 안먹길래 알약 빻는 도구로 사료를 한알 한알 빻아서 츄르에 섞어줬더니 겨우 조금 먹었다.
그 다음날 일어나서 밥그릇을 보니 밤새 밥을 전혀 먹지 않았다.. 울면서 다시 사료를 한알 한알 빻아서
작은 그릇에 모으고 있었는데 갑자기 애가 오더니 가루가 된 사료를 싹싹 핥아먹기 시작하는거다...!?
혹시나 싶어서 점점 더 큰 알갱이로 줘 봤고 최종적으로는 가루로 된 사료도 다 먹고 안 빻은 사료 알갱이도 여섯 알 먹었다.
희망이 보여서 이때부터 사료를 미친듯이 가루내서 그릇에 모은 다음 한 쪽에 놔줬다. 그리고 안 빻은 사료도 그대로 옆에 놔둠.
배고프라고 엄청 놀아줬더니(기운 자체는 좋았다.) 어느 순간부터 잘 먹기 시작했다!!!ㅠㅠㅠㅠㅠㅠ
월요일 아침, 냥이는 정말 오랜만에 우람하고 건강한 똥을 네 덩이나 쌌다!!!!!!!!!!!!!!끼얏호우
그 뒤로 로얄 캐닌 파이버 리스폰스 + 고단백저탄수 사료(다이어트용)을 50대 50 비율로 섞어서 아침에 20그램,
저녁에 30그램 씩 주고 있다. 응가는 여전히 무서울 정도로 잘 싼다.
수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파이버 리스폰스는 계속 먹이는 사료가 아니라고 했다. 아마 너무 과한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영양흡수에 문제가 생겨서 그런듯. 조금씩 비율을 줄여나가야 할 듯하다.
아무튼 효과가 엄청나니까 변비로 고생하는 야옹이가 있다면 로얄 캐닌 화이버 리스폰스를 적극 추천한다.
주의할 점은 그냥 로얄 캐닌 가스트로인테스티널이랑 이름 밑에 "Fiber response"라고 적힌거, 이렇게 두 종류가 있는데
꼭 "Fiber response" 버전으로 사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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