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4년째 프랑스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매년 여름 한국에 갈 때마다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학비에 생활비까지 지원해주니까 최소한 한국에서 내가 필요한 돈은 직접 벌고 싶었다. 아무래도 최대 3달 정도 한국에 머무는 것이 한계이다 보니, 단기 아르바이트밖에 할 수 없었고, 그중에서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장 많이 방문한 장소는 코엑스였다. 코엑스에서는 늘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다양한 행사가 있는다. 그래서 알바* 알바*국 같은 어플을 잘 찾다보면 스텝이나 부스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 공고를 찾을 수 있었다. 늘 미리 뽑는 게 아니라 행사 직전, 행사가 시작하는 그 주에 공고가 올라오기 때문에 늘 어플에서 새 로고 침하는 걸 잊지 말자!
참고로 행사장 스텝과 부스 직원은 전혀 카테고리가 다르다. 스텝은 코엑스와 함께 일하는 인력업체에서 직접 뽑는 것이고, 하는 일은 티켓 발권, 손님 안내, 줄 세우기 등이 있다. 부스를 관리하는 알바는 그 해당 부스를 이용하는 가게, 브랜드, 사장님들이 뽑는다. 아무래도 행사장 스텝은 같이 일하는 사람이 많고, 휴식시간도 철저히 지키는 편이라 몸이 편하고 책임감의 부담이 덜한 편이다. 그리고 스텝으로 일하기 전에 하루 미리 와서 3시간 정도 교육을 받는데, 자신이 일하기로 한 날까지 출근을 끝내면 교육비까지 같이 지급받는다. 부스 직원은.. 업체 사장님이 좋은 분이라면 점심값도 받을 수 있고, 휴식도 잘 받을 수 있겠지만... 행사장 환경이 워낙 사람이 몰리는 곳이라 정신이 없고 사장님이 잘 챙겨주지 않으면 엄청 힘들게 일할 수도 있다. 사람도 인건비 때문에 많이 뽑지도 않는다.
처음으로 스텝일을 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이 시국에 진행되었던 행사라 나는 큐알코드로 방명록 및 티켓 발권하는 걸 도와드렸다. 유아. 어린이에 관련된 페어였어서 부모님과 어린이들이 많이 왔는데 대부분 상식적이고 친절하셨다. 개인적으로 나는 내가 친절하게 설명해드리고, 상대방도 처음에는 딱딱하거나 무뚝뚝하다가도 내 태도에 맞춰서 미소 짓거나 친절해지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괴롭지는 않았다. 가끔 외국인 분들도 오셨는데 대충 영어로 말하면 다 통했다.
정말로 몰상식한 분은 딱 한 명 계셨는데... 어떤 분이 오셨길래 원래 했던 데로 손 소독을 부탁드렸다. (방명록 체크를 하러 오시면 먼저 손소독을 하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게끔 했다.) 손소독제를 듬뿍 짜시더니, 갑자기 '앗 따가워! 어머 손소독제가 뭐 이렇게 따가워요???' 이러면서.. 내 몸통에다가 손을 문질러서 닦았다.... 정말로 기분이 더러웠고, 그나마 지급받은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유니폼이 묻은 거지만 진짜 기분이 나빴다. 게다가 그렇게 나한테 붙어놓고는 하는 말이 교회에서 단체기도? 같은 걸 하다가 폰이 꺼졌어요^^오홍홍 이러는...
당시에 교회나 종교시설에서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정말.. 굳이 왜 저런 얘기를 하는 거지???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었고 괜히 불안해졌었다.
나중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팀장님? 같은 상사분이 오시더니 혹시 주변에 알바 잠깐 할 친구 없냐고 물어보셔서ㅋㅋㅋㅋ 프랑스에서 같이 어학 하다가 나랑 비슷한 시기에 방학을 보내러 온 언니를 불러서 같이 했다. 3-4일 하고 나면 30만 원 안팎의 금액이 들어오니 나쁘지 않았다.
부스 스텝도 알바 구하는 어플에서 찾았다. 이때는 면접도 봤다. 지원했더니 어떤 회사 건물로 오라고 그래서 나름 면접 볼 때 입을만한 차분한 옷으로 맞춰 입고 갔다. 알바를 구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해외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점 그리고 3개 국어를 쓸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엄청난 장점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사실 영어는 그렇게 잘하지 못한다. 그래도 어플에 자기소개할 때 어필할 때 무조건 쓴다. 어차피 이 시국 이기도 하고 일하는 곳에 외국인이 온 적은 정말 없다!) 면접을 봤고 채용되었다 히히.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목-일 4일 동안 코엑스로 가서 부스를 관리하고, 판매하는 물건 수량 체크를 하고, 시식 유도, 계산 하여튼 거의 혼자서 부스를 관리하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정말 모든 것들을 다했다. 재미있는 점은 나를 면접 봤던 부장님? 과 팀장님? 은 손님이 와도 말도 잘 못하고.. 허세를 부린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서비스직에는 정말 꽝이고 안 그래도 부스도 작아서 동선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차라리 혼자서 파는 게 낫기는 했다. 자꾸 남자 친구 있냐고 물어보고.. 그래도 아르바이트비만 잘 주면 된 거다..ㅎㅎ...
그래도 부스 일을 하면서 판매하는 물건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했고, 그래서 그 물건에 대해서 나름 잘 알게 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ㅋㅋㅋ
이때 내가 판매를 엄청 잘해서 나중에 다른 곳에서 행사를 진행할 때도 일해달라고 제안을 받았다. 행사가 진행되었던 곳은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 밑에 입점한 식료품 백화점이어서 부자들은 어떻게 입는지 사람 구경도 재미있게 했다ㅋㅋㅋ
원래는 2주 동안 일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코로나가 심해지는 바람에 1주일밖에 일을 못했지만... 그래도 돈은 꽤 벌었었고, 사실 2주일 동안 일했으면 너무너무 싫었을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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